정부, 펀드 중심 제3의 투자처 고심…핵심은 기업투자 [유동성함정 비상]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가 한국형 뉴딜을 중심으로 한 제3의 투자처를 찾고 있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부동산과 주식, 금에 몰린 자금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의 통화량은 3066조원(M2, 20.5월 기준)으로 최근 1년간 10% 수준으로 증가하며 과거 10년간 통화 증가율 평균치인 6.5%를 넘고 있다"며 "작금의 많은 유동성을 보유한 쪽이 생산적 투자처, 미래 투자처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정부가 그런 투자처를 만드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참여형 뉴딜펀드가 대표적이다. 한국판 뉴딜의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생산적인 투자처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민간에서 시작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성장 지원펀드와 같이 공모펀드 형식을 취하면서도 프로젝트마다 자금을 모집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투자처는 5G, 자율자동차, 그린 스마트 스쿨과 같은 디지털·뉴딜 분야의 인프라 투자가 주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처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시중 자금이 대부분 단기성 투자자금인 반면 뉴딜사업은 중장기 사업인데다 강한 공공성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투자처는 사실상 없다"며 "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로는 자금을 유인하기엔 부족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해외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해외로 자금을 돌리는 건 현재로선 모순이라 국내에서 투자처를 찾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 부담의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한다. 세제 혜택을 이미 약속했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한국판 뉴딜 관련 공모 인프라펀드 투자자에 대해 1억원 한도로 배당소득 분리과세(14% 원천징수)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민주당은 국민참여형 뉴딜펀드의 경우 3억원 한도로 5%대 저율과세를 해주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대기업 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소유 허용도 투자처 모색의 일종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께 일반지주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형태로 CV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한다는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규제를 풀만큼 현재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밖에 정부가 도로·철도 등 7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민간투자사업을 포함해 30조원 이상의 민자사업도 추진한다. 그린스마트스쿨, 수소충전소, 내진보강 등 새로운 유형의 신규 민자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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