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석의 시선고정]인천대 총장 선거 논란 ‘점입가경’

인천대학교

국립 인천대학교 차기 총장 선거 논란은 언제까지 갈 것인가? 제3대 총장 선출 논란에 휩싸인 인천대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고 암담하기만하다.

국립대학법인으로 승격된지 6년만에 인천대는 총장 선거 사태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민국 대학 총장 선거 역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점입가경( 漸入佳境 )’이다.

인천대 이사회가 교육부에 올린 총장 후보자가 지난달 22일 교육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 ‘총장 제청 불가 통보’를 받은지 1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의 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총장 후보자 낙마와 관련, 이사회는 부적격한 총장 후보자 추천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사회의 총사퇴 여론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2일 ‘인천대 정상화를 위해 현 이사회는 총사퇴하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총장 선거가 무산됐다. 총장선거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회의 총사퇴를 촉구한다”며 “또 인천대가 지역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총장 선출 과정에 인천시민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장 선거 무산으로 인천대의 갈등은 심화됐고 인천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 추락하게 됐다”며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이사회는 책임을 회피한 채 총장 재선거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총장 후보자 선출을 부실로 운영해 인천대를 혼란에 빠뜨린 이사회는 인천대의 주인 행세를 그만두고 대학 구성원들과 인천시민들에게 총장 선출을 일임하고 인천대를 주인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천대 총학생회·총동문회·노동조합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인천대지부도 성명서를 내고 “차기 총장 후보자가 교육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에서 총장 제청 불가 통보를 받는 사태가 빚어진 책임은 총장 후보를 선출한 이사회가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사들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따라서 총장추천위원회의 구성을 특정 집단 중심이 아닌 학내구성원이 적극 참여하는 구조로 바꿔야 하고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 중심의 가칭 ‘인천대학교 발전 비상대책위원회’ 설립을 요구했다.

또 인천대 총장선임 진상규명위원회도 ‘부적절한 총장 후보 추천에 책임지고 공개 사과하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학내에 게시했다.

위원회는 ▷총장 최종 후보자 결정과정으로 인천대와 구성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데 대해 공개 사과하고 ▷그동안 구성원들이 일관되게 요구해 온 3위 후보를 최종 선택한 과정에 대해 명백하게 밝혀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총동문회 추천으로 법인 이사를 맡았던 대학 동문인 배진교 정의당 국회의원은 “다수의 뜻을 외면한 이사회는 정당하지 못하다”며 인천대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난달 15일 이사직을 일찍이 사퇴했다.

배 의원은 “지난 5월 치러진 인천대 차기 총장 선출은 형식적 절차의 모순과 파행속에 인천대를 전횡과 야합의 수렁으로 몰아넣은 형국”이라며 “이같은 결과는 상식에 반할 뿐더러 이를 방관하는 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처사임을 고해하는 심정으로 밝힌다”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이사회의 총사퇴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대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총장 후보자 모집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식의 ‘재선거’를 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오는 14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고 최종 의결을 거쳐 이를 확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사회가 재선거로 가려는 의미는 무엇일까? 총장 선거 과정이 잘못됐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총장추천위원회가 수개월 동안 평가·선정해 추천한 후보자들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상당수의 대학 구성원들은 이 상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총장 선거 논란은 이사회가 부적격한 총장 후보자를 선정·추천한 탓에 빚어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5월 후보자들 평가와 투표를 통해 1위 최계운 명예교수, 2위 박인호 명예교수, 3위 이찬근 교수를 선정한 총장추천위원회(학생 1708명, 교수 490명, 교직원 360명) 조차 인정 못받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처음부터 3명의 후보자가 문제가 있었다면, 아예 총장 후보자를 교육부에 추천하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1,2위 후보는 문제가 있다”며 3위인 이 교수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했다.

결국, 인사검증에서 낙마한 바람에 총장 후보자를 다시 선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이사회는 총장 후보자 모집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식의 재선거를 선택하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선거는 시간적, 경제적, 재정적으로 낭비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만약 이사회가 재선거를 선택할 경우 인천대 사태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는 소지가 크다.

후보자 선정 논란을 넘어 이제는 이사회의 ‘재선거’와 이사회의 총사퇴 후 총장추천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으로 총장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서고 있다.

이사회는 3위 총장 후보자 선출에 대한 해명과 교육부 추천 후 인사검증에서 낙마한데 대한 공개 사과를 지금까지 하지 않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총장 선임은 이사회의 심의·의결사항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 구성원들을 비롯해 졸업생 및 동문, 인천시민들이 바라는 요구가 무엇인지에 대한 여론도 신중하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인천대는 과거의 사립대가 아니다. 사립대, 시립대를 넘어 국립대이다. 인천대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는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야 할 의무도 있다고 본다.

교육부가 보낸 공문에도 ‘인천대는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 총장 후보자를 재선정해 교육부로 추천하라’고 했다.

인천대는 인천시와 재산협상, 2021년 예산 확보, 의대 추진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해야하는 사안들이 줄지어 있다. 조속한 시일 내 차기 총장을 선임해 대학 현안들을 해결하고 무엇보다도 학내의 안정화와 실추된 국립대의 위상 찾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을 무시한 ‘아시타비(我是他非)’ 상황으로만 간다면, 인천대의 총장 선거 논란 사태는 또 다른 국면에 빠져 더 큰 혼란만 야기시킬 것이다. 결국, 대학 구성원들과 재학생 및 학부모, 졸업생 더 나아가 인천시민들에게 피해만 줄 뿐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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