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은 OECD 최상위권, 물가는 최하위권…수요기반 허약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선방하고 있지만 기조적인 내수 크기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매우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경제 내 전반적인 수요가 매우 약하다는 의미다.

4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70%에서 30%로 감소했고 집세와 생화, 화장품 등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근원물가는 지난 6월(0.2%)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근원물가의 하락 추세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0.7% 오르는 데 그쳤고, 올 들어 4~5월엔 0.1%까지 추락했다. 지난 1999년 12월 0.1%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월 수치로 21년 만에 최저치였다. 7월에는 0.4%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으로도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7월 근원물가의 전년 누계비 상승률은 0.4%에 불과하다.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에서 국제유가, 농산물 값 등 예측이 어려운 공급 측 요인을 뺀 수치로 수요 측면에서 기조적인 물가 추세를 살펴볼 수 있다. 국제유가 반등, 거리두기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을 제외한 물가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성장률 방어에 성공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살펴보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3.3%로 현재까지 관련 자료를 발표한 12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연간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보고 있다. 하락폭이 크지만 미국(-8.0%), 일본(-5.8%), 독일(-7.8%) 등에 비해 선방한 모습이다.

반면 2분기 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0.1%로 37개 회원국 중 31번째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36개 회원국 중 6개 국가뿐이다. 앞서 1분기에도 근원물가 상승률은 37개 회원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OECD 평균(2.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성장률에는 내수, 수출 등 모든 지표가 반영되는 반면 근원물가에는 내수 수요만 포함된다"며 "재난지원금을 풀었지만 물가를 올릴 만큼 수요 증가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작년부터 시작된 초저물가가 코로나19 이후 더 악화된 모습"이라며 "2분기 들어 민간소비가 소폭 반등했지만 전년동기 대비해선 여전히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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