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채권단, 현대산업개발 ‘대면협상’ 수용 가닥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위한 대면협상을 제안하면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다시 공을 넘겼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이 일단 대면협상 자체는 수용할 방침이어서 12일로 예정된 ‘노 딜(No Deal·거래무산) 선언’은 미뤄지게 됐다. 하지만 현산개발의 이번 제안이 인수거부를 위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어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내부 회의를 열어 현산과의 대면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대체적으로 “만나는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도 “응하지 않을 경우 현산에 거래 파기의 명분을 주게 된다”며 “현산과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만간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현산 대표의 양자 대면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현산은 “금호산업이 인수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하자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양사 대표이사 간의 재실사를 위한 대면 협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협상의 핵심 의제는 ‘재실사’의 기간과 범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앞서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채권단이 “과도한 수준이고 기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며 거부했었다.

재실사 범위 역시 관건이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하는 등 9가지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에 채권단은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 코로나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재실사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대면협상 결과도 비관적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양측이 서로의 거래 진정성을 의심하는 등 불신이 쌓여있는데다, 재실사의 범위 등을 놓고 입장 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이 두차례 회동했음에도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 대표 간 협상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은 더 낮다는 분석이다.

한편 대면협상 성사로 거래 종료 시점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11일까지 인수계약을 종결하지 않으면 12일부터 계약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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