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칼럼-권경인 에릭슨엘지 최고기술책임자(CTO)] 제조업의 부활과 5G

제조업은 국가 산업의 중추다. 제조업이 강한 국가는 위기에 강하다.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국내 총생산의 29.6%, 수출의 90%, 설비 투자의 56%를 차지해 세계 5위 제조업 강국이다. 지난 6월에 발표된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요국 경제지표 비교 자료를 보면 한국, 중국, 일본 등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가 올해 2분기 성장률 전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와, 코로나19 충격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국제 금융위기 때에도 독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은 위기에 강했다.

세계 각국은 제조업 강국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시작으로, 미국의 첨단 제조업 리더십 발전 전략, 중국의 중국 제조 2025, 일본의 신산업 구조 비전, 영국의 산업전략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각국은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미중-한일 갈등 등 무역 분쟁과 자국 우선주의의 확대에 따라 그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리쇼어링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수단은 세금 등 금융 정책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국가 차원에서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수반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형 뉴딜 정책에서 강조되고 있듯이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다.

최근의 제조업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에서 다품종 대량생산으로 전환되고 있다. 개인의 다양한 수요를 대량생산의 경제성을 보장하면서 맞춤형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포르쉐의 고객맞춤 옵션 정책, 나이키의 소비자 개인화 거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품종 대량생산 체계에서는 생산 유연성을 높이면서 생산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장 내 AI와 로봇 및 자율주행기술의 보급 확산은 생산 유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선 통신은 필수적이다. 또한 사람과 함께 한 공간에서 작업하는 협동로봇과 자동화 장비 사용이 증가하면서 현장에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초고속·저지연·고신뢰 무선 통신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필요를 반영해 설계된 5G 이동통신은, 현재 기본적인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제조업에서 활용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비용 효율적인 통신을 통해 센서 연결을 지원하는 NB-IoT와 Cat-M 기술, 다양한 서비스별 품질을 동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트래픽의 효율적 처리와 초저지연 및 보안을 보장하는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 등도 준비돼 있다.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5G의 필요성은 에릭슨이 전 세계적으로 수행한 40개 이상의 개념 검증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에릭슨은 항공기 터빈 생산 공정에 5G 저지연 실시간 통신 기반 영상 분석 및 제어 기술을 적용해 25% 재공정률을 15%까지 낮췄고, 이를 통해 터빈 생산 공장 하나당 연간 27M 유로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실제 제품 생산에 5G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으며, 기지국을 생산하는 에릭슨 텍사스 공장, S클래스·전기차를 생산하는 벤츠의 Factory 56, 전기차를 생산하는 e-Go의 독일 공장 등이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5G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때이다. 5G 기반 스마트 공장 보급을 통해 제조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리쇼어링을 확산하고 국가 경쟁력 향상을 기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다양한 형태의 산업 단지가 구축되어 있으며, 정부에서는 스마트 산업단지 사업을 통해 스마트 공장의 보급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단지 단위의 5G 보급 사업이 조속히 성공적으로 실행됨으로써, 세계 최강의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할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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