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슈퍼개미’수백억대 주가조작 혐의 실형

소액주주 운동가이자 200억대 주식을 자수성가로 일궜다고 알려진 ‘슈퍼개미’가 수백억대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표모(66)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표씨 등은 코스닥 상장사 A사 주식 유통물량의 60%를 장악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표씨 일당은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A사의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일부는 대형 교회와 동창회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증권사 주식담보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나머지 일당은 시세를 조종하는 주문을 넣어 주가를 관리하는 ‘수급팀’으로 활동했다.

이런 방식으로 표씨 등은 A사 주가를 2만4750원에서 6만6100원까지 높였다. 이들은 주가를 10만원대까지 끌어올린 뒤 외국계 펀드를 유치하고 개미 투자자들에게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려 했으나 장기간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이들이 매각하기 이전에 주가가 폭락해 버렸다.

주가가 폭락하자 표씨는 다시 시세조종을 꾀했다. 표씨는 오모(46)씨 등에게 시세 조종을 부탁하며 14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오씨 등은 실제로 시세 조종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지만, 우연히 주가가 반등하자 자신들이 시세 조종을 성공시킨 것처럼 속여 표씨로부터 14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오씨는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표씨는 “A사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주변에 투자를 권유했을 뿐이고 주식 거래량이 많지 않아 외견상 고가 매수가 이루어졌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부양하다가 2014년 9월 이를 한꺼번에 팔아 이득을 본 전형적인 시세조종범의 행태”라며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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