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상경영’ 와중에…車업계, 하투 모드

국내 완성차 업계 노동조합이 여름휴가를 끝내고 본격적인 ‘하투(夏鬪) 모드’에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판매가 위축된 가운데 공통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현대자동차지부, 기아자동차지부, 한국지엠(GM)지부는 금속노조의 2020년 임금 인상 공동요구안에 따라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포문은 한국지엠이 연다. 휴가 전 노사 상견례와 1·2차 교섭에 이어 11일 3차 교섭을 진행한다.

합의 도출까지 진통은 불가피하다. 노조는 앞서 기본급 외에 통상임금의 400%+6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했다. 조립라인 설비 투자와 고통 보상 차원의 수당 500% 인상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노조는 또 생산장려수당 지급범위 확대와 사무직 임금 관련 별도 요구안도 주장할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도 기본급 인상 외에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담은 요구안을 확정했다. 작업 환경 개선 투자와 중식 시간 유급화 등도 요구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기본급 7만1687만원 인상과 코로나19 극복 및 XM3 관련 격려금 명목의 700만원 지급이 담긴 요구안을 내놨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올해 임금이 동결되면 3년째 제자리에 머물게 된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이유다. 노사는 ‘올해는 해를 넘기지 말자’는 데 뜻을 모으고 몇 차례의 실무협상을 거쳐 본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의 임금 인상안과 별도로 4차 산업과 관련된 고용 보장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무게를 실었다.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을 비롯해 전기차 PE모듈엔진(모터·감속기·인버터), 전장부품 쿨링 생산안 등이 대표적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공장 운영과 자동차 복합비전센터 건립도 요구했다. 자율출퇴근제 도입과 국내공장 생산량 연간 174만대 유지 방안도 눈길을 끈다.

업계는 교섭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상경영체제가 여전한 데다 6월 이후 생산량 증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지고 있어서다. 어려움 속에서 신차 수출 전략과 관련한 고민도 지속되고 있다. 당장의 이익보다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진행 중인 인적 구조조정의 영향을 볼 때 올해는 고용을 유지만 해도 선방하는 것”이라며 “임금 인상보다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준비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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