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마이웨이’식 코로나 경기부양 조치에 정치권 혼란

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EPA]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협상이 결렬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을 일방적으로 시행키로 한 걸 놓고 미 정치권이 시끄럽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급여세 유예, 추가 실업수당 감액 지급 등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4건의 행정명령·각서 등 행정조치 형태로 발표해 월권 논란 등을 일으켰다. 의회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송 가능성도 거론된다.

행정부 인사와 민주당은 9일 미 방송에 나와 충돌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 관련, “위헌적 진창(slop)”이자 “허상”이라고 비난했다.

의회의 동의는 물론 관련 법안도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근거가 없어 실행할 수 없다는 취지다.

펠로시 의장은 “아예 법안이 없고 어떤 합의도 이르지 못한 상황은 이들 (조치) 중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중한 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거나 거기에 뭔가가 매우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ABC뉴스에 출연해 “효과가 없다. 제정신이 아닌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조치가 적법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 일을 변호사들에게 남겨놓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몇몇 공화당 의원도 행정조치 적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벤 새스 공화당 상원 의원도 펠로시 의장과 비슷하게 “헌법의 진창”이라고 비난했다. 행정부 인사들은 소송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폭스뉴스에 나와 “우리는 이 모든 조치에 대해 법률고문실에서 허가를 받았다”며 “민주당이 법원에 소송을 내고 실업급여 집행을 보류하고 싶다면 많은 것을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ABC방송에서 법정에서 최종 결론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우리는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의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건 급여세 유예다. 고용주와 노동자에게서 걷는 이 세금은 사회보장 프로그램 재원으로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급여세 감면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공화당에서도 사회보장 재원을 고갈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급여세 유예 행정조치에 나선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급여세 유예로 인해 1억4000만명의 노동자가 연말까지 약 1200달러의 ‘엄청난 임금인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동자에게 ‘일하려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까지 급여세 유예 조치가 끝나면 밀린 급여세를 한꺼번에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세금을 탕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영구적 감면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급여세를 아예 없앨 것처럼 발언한 데 대해서는 유예한 세금을 영구히 탕감해주겠다는 뜻이지, 급여세 자체를 영구히 없애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정정했다.

앞서 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안을 놓고 민주당은 3조달러, 공화당은 1조달러 규모의 예산안을 마련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격차가 너무 커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부양안 규모를 2조달러로 낮췄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이 11월 대선용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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