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홀로 부양책’…민주 “월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 부양안에 대한 행정명령을 발표, 독자 행동에 나선 것을 둘러싼 의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연방 정부 예산 편성권을 가진 의회를 무시한 ‘위헌적 월권’이라고 강하게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폭스뉴스에 출연,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허상’이라고 꼬집었다. 연방 예산에 대한 의회의 권한을 배제한 채 법적 근거까지 마련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부양안은 실행이 불가능한데다, 국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재정적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부양안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협상이 공전하자 급여세 납부를 연말까지 유예하고 기존 실업수당 외 추가로 지급한 주당 600달러의 수당을 400달러로 낮추는 동시에 학자금 융자 상환 유예, 세입자 강제퇴거 중단 등을 포함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당시 민주당이 추가 부양책 합의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 4개의 조치를 통해 나의 행정부는 이 힘든 시기에 악전고투하는 미국인에 대한 필수적인 구제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아예 법안이 없고 어떤 합의도 이르지 못한 상황은 이들(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졍 조치) 중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혹은 뭔가가 매우 잘못됐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화당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추가 부양안 강행이 “위헌적 진창(slop)”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새스 상원의원의 평가에 동의했다.

빗발치는 비난에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옹호하는 데 급급한 분위기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같은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행정명령에 대한 위헌소지는 인정하면서도 “아직 (추가 부양안에 대한)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그것은 매우 마음이 아픈 일”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비난의 화살을 민주당에게 돌렸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코로나19 때문에 실업자가 된 이들에게 추가 급여 지급을 중단하고, 우리에게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면, 오히려 그들이 설명해야할 부분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대중을 위한 시급한 것들을 처리하는 것이며, 다른 법안들은 그 뒤에 따라오면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 중 가장 뜨거운 쟁점은 급여세 유예다. 고용주와 노동자에게서 걷는 이 세금은 사회보장 프로그램 재원으로 쓰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급여세 감면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사회보장 재원을 고갈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급여세 유예 행정조치를 해버린 것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급여세 유예로 인해 1억4000만명의 노동자가 연말까지 약 1200달러의 ‘엄청난 임금인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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