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빅테크와 금융] 금융산업 장악, 괴물이 된 中 빅테크…‘가짜앱’ 사기 급증 골치

중국 금융시장에서 IT공룡들의 권한은 이미 전통 금융사를 넘어설 정도로 막강하다. 4대 빅테크 기업인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는 첨단 기술과 막강한 사용자를 무기로 금융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기존 전통 금융의 사각지대를 파고들면서다. 하지만 돈되는 사업이면 무엇이든 손에 넣는 ‘괴물’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BATJ’가 직접 갖고 있는 금융업 인허가권만 무려 40개로 알려진다. 전자상거래 업체 1위 알리바바와 2위 징둥은 각각 12개와 9개를,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는 8개, SNS(위챗, 중국판 카카오톡) 강자인 텐센트는 11개 등이다. 이들은 인허가 획득이 어려운 금융업에는 인수 또는 지분 참여로 들어갔다. 예컨대 바이두는 바이신(百新)은행의 지분 30%, 알리바바는 저장(浙江)인터넷은행의 지분 30%를 보유중이다.

알리바바는 텐센트와 함께 온라인보험사인 중안보험을 설립했고, 이 외에도 3개 보험사에 투자했다. 징둥 역시 2018년 손보사를 인수하면서 4개 빅테크 중 바이두만 빼고 모두 직간접적으로 보험업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텅쉰은 증권사 지분도 각각 보유중이다.

BATJ는 필요할 경우 강대강 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알리바바와 텅쉰의 보험사 공동 설립, 징둥과 텐센트의 간편대출 서비스 제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빅테크 기업은 온라인 대출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자신들이 보유한 온라인 상거래나 검색, 채팅 플랫폼을 활용하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신용카드산업이 미성숙한 상황에서 간편결제가 득세하며 소액대출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알리페이(알리바바)의 ‘제베이’, 징둥파이낸스(징둥)의 ‘바이탸오’, 위뱅크(텐센트)의 ‘웨이리다이’, 바이두의 ‘여우첸화’ 등 대출앱이 중국 간편대출 시장을 장악했다. 소액대출 뿐 아니라 중소기업 사업자금 대출, 자산관리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구매, 반품, 상품리뷰 등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은행과 연계하기도 한다. 대출액수는 약 500~30만위안(8만5000원~5200만원) 정도고, 금리는 하루 0.01~0.05%(연이자로 치면 5.4~18%) 정도다.

하지만 중국에서 빅테크가 키운 간편금융 시장이 우리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은 참고할 만하다. 간편금융 관련 기업이 난립하면서 소비자들은 믿을 만한 회사를 가려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온라인의 특성을 이용한 사기사건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기사건에는 징둥의 대출 앱이 연루됐다. 징둥이라고 써진 가짜 앱을 보내 내려받게 한 후 대출을 빙자해 신분증, 주소 등의 정보를 빼가고 수수료를 갈취했다. 약 14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도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빅테크 공룡에 대한 규제에 돌입했다. 은행주도의 법정 디지털위안화의 생태계를 조성을 위해서다.

은행 전자결제망 중심의 디지털 금융시스템은 간편결제 시스템이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정부가 소유한 은행의 이익에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눈엣가시’가 될 수있다.

지난 3일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는 “법정 디지털화폐의 폐쇄식 내부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디지털화폐 연구개발을 적극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인민은행은 최근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독점 혐의로 당국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의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6540억위안(약 112조원)으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세계 결제액 합계를 넘어섰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중국 간편 결제시장읜 55%와 39%를 점하고 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의 사용자 수는 각각 9억명과 8억명으로 독점 수준이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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