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포럼-박종구 초당대 총장]기업이 뛰어야 경제가 살아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와 고용 충격이 심화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3.3%로 분기 성장률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6.8%) 이후 최저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청년실업률은 4.3%·10.7%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6.8%로 급등했다. 경제 활동의 중추인 40대 고용률이 21년 내 최저인 76.9%를 기록했다. 50대 고용률도 전년 대비 1.7%포인트 떨어졌다.

정부는 4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해 경제 살리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항공, 관광, 유통 등 주요 산업 활동이 곤두박질치고 수출과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재정만으로 경제를 지탱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더욱 적극적인 기업 지원책을 펴 기업 유동성을 개선하고 투자 심리를 진작시켜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등 주력 기업의 실적 향상은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반도체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영업이익이 131% 급증했다. 배터리 생산 기업 중 시가총액이 선두인 중국의 CATL에 근접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24.6%로 1위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이 205%나 늘어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쾌거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는 3분기 한국 경제가 1.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수출 감소율이 넉 달 만에 한자릿수로 줄었고 6월에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반등’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중국·유럽 경제의 본격 회복을 점치기에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성장과 일자리를 견인하는 것은 기업이다. 친기업 환경 조성을 통한 활력 제고가 시급하다.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36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했다. 작년 자본의 해외 순유출이 493억달러나 된다. 우리나라의 투자 환경이 양호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의 유턴과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 전략을 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노동·환경·수도권 입지 규제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 중소기업옴부즈맨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대비 규제비용 비율이 4.5%에 달한다. 한 일간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외에 공장이 있는 기업 83곳 중 한곳도 유턴 의사가 없다고 한다. 높은 노동비용과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유턴의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주된 이유가 저임금 경쟁력 확보라는 점에서 임금의 안정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의하면 2010년에서 2018년까지 9년간 좀비기업 비중이 7.4%에서 9.5%로 늘어났다. 좀비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정상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 구조 개혁이 매우 시급한 현안임을 시사한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확대로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연말에는 국가채무비율이 43%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일본의 신용등급도 재정 건전성 우려로 낮아졌다. 피치는 한국이 계속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 경우 신용등급이 낮아질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재정 포퓰리즘이 경제의 펀더멘털을 뒤흔들 수 있다. 재정 건전성에 각별히 유념해야 할 이유다.

다국적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아시아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아시아 기업에 엄청난 성장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이 ‘코로나 경제’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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