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관료 출신 경제통 “있는 돈 쓰지도 않고…4차 추경은 무책임”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관료 출신 ‘경제통’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이 호우 피해 지원 목적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언급한 데 대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고 비판했다. 올해 본예산 512조원과 1~3차 추경 59조원, 재난 예비비 2조원 중 상당 부분이 덜 쓰이거나 엉뚱한 곳에 배치됐는데, 4차 추경을 검토하기 앞서 이를 바로 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지내고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은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원을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현재 남아있는 본예산과 추경, 예비비를 통해 우선 집행할 수 있는 항목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예산총칙 상 다른 곳에 배정된 예산들도 필요하면 재해 대책비로 쓸 수 있다”며 “일단 있는 돈으로 당장 피해 상황 파악, 복구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래도 부족할 때 (4차 추경을)논의해도 늦지 않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무슨 일만 터지면 곧장 추경을 언급한다. 이는 재정 중독으로 나라의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돈을 아직 쓰지도 않고선 벌써 4차 추경을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여당의 관리 미숙이 지금의 재해를 더 심화시킨 부분이 없지 않다”며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 [페이스북]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통합당 의원도 이와 관련 “힘 자랑 내지 돈 자랑 아니냐”며 “국민 혈세인 만큼, 먼저 용도를 따진 다음 검토를 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지금 (1~3차 추경으로)배치한 예산 중에서도 납득 되지 않는 예산들이 많다”며 “이 부분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야권에선 4차 추경에 대해 바로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수해는 기존 재해 예산과 대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게 명백해진 이상,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정치권에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며 “순수한 재해 복구와 국민 피해 지원을 위한 추경이라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 “이게 바로 제가 지난 총선에서 인기영합적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나홀로’ 반대한 이유”라며 “지금 여유가 있다고 돈을 펑펑 쓰면 꼭 필요할 때 돈이 없어서 못 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찬성과 반대 여부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수해 규모가 너무 커 충당을 하려면 추경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만 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날 긴급 고위당정협의를 열고 4차 추경의 실현 가능성 등을 논의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4차 추경 추진으로 뜻을 굳혔다고 해도 곧장 현실화하는 데는 난관이 있을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날 정부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재난 상황에서 부채를 감내할 수 있는 여러 보완책이 있다”고 말하는 등 당장은 부정적 뜻을 보여서다. 홍 부총리는 과거 1~2차 추경 편성 때도 민주당과 기싸움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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