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수사 이끄는 서울남부지검장, ‘단명’ 고리 끊을까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11일 취임사를 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제공]

대형 금융범죄를 전담해 온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이 중도 퇴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검장들이 유독 ‘단명’하며 상대적으로 자주 교체된 남부지검이 앞으로 ‘라임 펀드 사건’ 등 비롯한 주요 사건 수사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다.

박순철(56·사법연수원 24기·사진)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은 11일 취임해 업무를 시작했다. 전임자인 송삼현(58·23기) 지검장은 지난달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라임 펀드 사건에 연루된 여권 인사인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사하을 지역위원장을 구속한 직후였다.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금융범죄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된 이후 5년 여 동안 박 지검장을 포함해 총 6명의 검사장이 남부지검장을 맡았다. 평균 임기가 한 사람당 1년 정도지만, 김진모 지검장이 2015년 12월부터 1년 반 동안 머물렀을 뿐 다른 4명의 지검장들은 1년을 겨우 채우거나 1년도 채우지 못한 경우들도 있었다. 특히 고검장으로 승진하며 이동한 오세인 지검장을 제외한 4명은 연속으로 남부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검사장이 사퇴하는 일이 잦아 한때 남부지검에는 ‘지검장 사퇴 매뉴얼’이 있었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검사장들이 남부지검에서 사표를 내는 원인으로는 금융 사건의 특수성이 꼽힌다. 증권, 펀드 관련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사건 관계인 수가 많고 주장도 제각각이라 공정성 시비가 생기기 쉽고, 정치적 외압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국회가 남부지검 관할이란 점도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무관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비롯해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은 여·야의 대립도 남부지검 수사 대상이었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에는 라임 사건 외에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오보와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이 KBS 관계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있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증권범죄합수단이 올해 초 폐지돼 금융수사 시너지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검사장의 수사의지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가용인력 등 수사 역량을 결정할 재량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검사와 수사관을 비롯해 금융위원회·국세청·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전문 인력이 함께 수사에 투입됐던 합수단 시절에 비해 현재 금융조사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박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금융조세조사부 부부장 검사로 근무했고, 금융위원회 파견 경험이 있다. 2012년에는 중앙지검 특수3부 부장으로 재직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의 규제에 관한 연구-형사적제재의 실효성 확보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과 ‘미공개중요정보이용행위의 이해’라는 저서를 썼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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