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시민의 발이 위험하다” 마을버스 요금 현실화 필요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서울시의회 정책자문위원)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많은 시민들은 마을버스를 출근의 시작이자 퇴근의 마지막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출근길에 마을버스에서 이웃주민과 인사하며, 마을버스로 돌아오는 퇴근길에 하루를 정리한다. 그런 마을버스가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마을버스의 경영난은 단순히 사업체 몰락에 대한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 1천만 서울시민의 불편과 직결된다. 좀 더 집고 들어가면 시민의 안전과 연계된다. 불안한 운전종사자들에게 맡겨진 핸들 위에서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적잖은 서울시민이 마을버스도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사실 그렇지 않다. 마을버스는 승객이 내는 요금으로 운영되는 민간사업자다. 마을버스 사업자들은 지하철과 시내버스 환승에 따른 통합정산체계에 따른 할인 요금으로 살림을 꾸려간다.

마을버스는 그 수익 배분 구조에 있어서도 지하철이나 시내버스에 비해 열악하다. 이는 마을버스 운전사와 정비사가 지하철과 시내버스 대비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열악한 노동구조로 이어진다.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숙련자의 이탈이 가속화된다. 마을버스 사업자들이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소홀하게 다룬다는 뜻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서울 마을버스 사업자들은 도산위기에 몰리고 있다. 서울 마을버스 이용률은 전년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고 수익금은 전년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사업자들의 연쇄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5년간 서울 마을버스 요금이 동결됐기 때문이다. 이용 비중이 높은 어린이와 학생 요금은 11년간 제자리다. 요금을 어느 정도 현실화한 경기도 많은 지역과도 비교된다. 요금 통합 정산에 따른 분배율도 지하철과 시내버스보다 낮다.

그런데 서울시는 여전히 물가인상, 시민정서 등을 내세워 마을버스 요금 현실화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마을버스로부터 야기되는 서울시민의 안전사고도 모두 서울시의 책임이 된다.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서울시민이 하루를 안전하게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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