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후원금 88억 중 2억만 시설로…그마저도 운영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나눔의 집 법인·시설 측과 첫 면담을 진행한 지난달 24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비를 맞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후원금 운용 문제로 논란을 빚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나눔의 집(경기 광주시)’이 지난 5년간 후원금 약 88억원을 모으고도 나눔의 집 시설로는 2.3%인 2억원가량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저도 할머니들을 위한 직접 경비가 아닌 시설 운영을 위한 간접경비로 지출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송기춘 나눔의집 민관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눔의 집이 후원금의 상당 금액을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고 땅을 사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쌓아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송 단장은 “나눔의 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후원금 홍보를 하고 여러 기관에도 후원 요청 공문을 발송해 지난 5년간 약 88억원의 후원금을 모집했다”며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눔의 집 법인이나 시설은 기부금품법에 의한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후원금 액수와 사용 내용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고 등록청의 업무 검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의 기부 금품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등록청(10억원 초과인 경우 행정안전부)에 등록해야 한다.

운영법인이 재산조성비로 사용한 후원금은 26억여원으로 파악됐다. 재산조성비는 토지매입과 생활관 증축공사, 유물전시관 및 추모관 신축비, 추모공원 조성비 등으로 쓰였다.

나머지 후원금은 이사회 회의록, 예산서 등을 살펴봤을 때 국제평화인권센터, 요양원 건립 등을 위해 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민관합동조사단은 설명했다.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의 부당행위는 물론 할머니에 대한 정서적 학대 정황도 발견됐다.

간병인은 “할머니, 갖다 버린다”, “혼나봐야 한다” 등 언어폭력을 가했다. 특히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중증환자 할머니에게 폭력이 집중됐다고 송 단장은 전했다.

이 밖에 할머니의 생활과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 역사를 담은 기록물이 방치되는 사례 등도 확인됐다.

경기도는 추후 민관합동조사단으로부터 최종 조사 결과를 받아 검토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계 법령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할 예정이다.

송 단장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때 나눔의집과 불교계가 나서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법인과 시설 운영에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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