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13명 중 8명 지명…‘김명수 색채’ 짙어진 대법원

신임 대법관 후보로 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지명됐다. 이 부장판사가 임기를 시작하면 13명의 대법관 중 8명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인사로 채워진다.

11일 대법원에 따르면 권순일(61·14기) 대법관은 다음달 8일 퇴임한다. 권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이 부장판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임명동의를 받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의석 수가 163석이기 때문에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법원 조직 내 진보적인 성향의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중요 사건을 심리해 결론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은 퇴임하는 권 대법관을 제외하면 박상옥(64·11기), 이기택(61·14기), 김재형(55·18기), 조재연(54·12기), 박정화(55·20기) 대법관 등 5명이 남는다. 이 중 조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어 전원합의체 심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최근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는 중요 사건으로는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이 꼽힌다. 통상임금 지급 책임을 정할 때 회사 경영상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구체화하는 사건이다. 그동안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82학번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동기다. 법원 내 대표적인 지역법관으로 꼽힌다. 1993년 판사 임용 후 27년간 부산 경남 지역 법원에서 근무했다. 지역법관이 대법원에 입성한 건 2018년 퇴임한 김신(63·12기) 전 대법관 이후 처음이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재학시절인 1985년 ‘서울대 민주화 추진위원회’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1990년 사법시험 합격 후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주목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자에게 자리를 넘겨주게 될 권순일 대법관이 당시 실형을 선고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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