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필수, 12명 이상 연습실 출입 금지”…코로나 시대의 백스테이지

브로드웨이42번가 [샘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화려한 탭댄스가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브로드웨이42번가’. 완벽한 탭댄스를 만들기 위해 배우들은 공연 5~6개월 전부터 연습실에 모였다. 코로나19 이전이었다면 전 배우들이 한데 모여 연습을 할 수 있었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다수의 인원이 모일 수 없어 개인과 소그룹으로 연습실을 찾아 탭댄스를 배웠다. 5분만 움직여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강도 높은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였다.

코로나 시대의 백스테이지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연습실에서부터 무대에 오르기까지 코로나19 이전에는 없던 절차가 촘촘히 생겼다. 공연업계 관계자들은 “무사히 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공연장 방역은 물론 무대 뒤에서의 방역과 참여하는 사람들의 개인 방역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현재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한 편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제작사와 공연장, 배우와 스태프 전원은 ‘안전한 공연’을 위해 뜻을 모은다. ‘브로드웨이42번가’에 출연 중인 배우 전수경은 “연습이 시작했을 당시부터 집 연습실 집 연습실의 생활을 반복하다 공연이 시작한 후엔 집과 공연장 이외의 곳은 가지 않는다”고 했다.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다. 공연 중엔 공연에만 집중하되 사적인 만남도 통제한다.

연습실에선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은 기본이다. 땀을 흘릴 수밖에 없는 안무가 많은 작품은 배우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스크 없이 연습에 임해도 녹초가 되지만, 코로나19 이후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춤 연습을 하다 보니 시간도 배로 걸린다. ‘브로드웨이42번가’의 권오환 안무 감독은 “마스크 쓰고 안무를 하려니 보통 노고가 아니다”라며 “배우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립극장 제공]

뮤지컬은 물론 노래를 많이 들려줘야 하는 무대도 마찬가지다. 국립극장 소속 예술단체인 국립창극단은 올해 국립극장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코로나19로 작품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냐 힘들게 지내오다 살짝 비켜갈 즈음이던 지난 5월 ‘춘향’을 무대에 올렸다”며 “당시 ‘춘향’을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쓰고 노래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단원들을 조각조각 나눠 연습을 했다. 무대가 임박에선 어쩔 수 없이 다 같이 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조심하면서 자신의 역할이 아닐 때는 마스크를 쓰고 연습해왔다”고 말했다.

국립무용단은 더 힘겨운 상황이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움직임이 덜 한 공연보다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국립무용단은 이에 내부 규칙을 세워 연습에 임하고 있다.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작품마다 연습을 하는 데에 너무나 많은 희생이 따르고 있다”며 “지난 5월 공연 예정이었던 국립극장 70주년 기념작인 ‘제의’ 연습을 할 당시에도, 코로나19를 맞으며 연습을 해야 하나 멈춰야 하나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공연은 코로나19로 취소됐다. 그러면서 손 감독은 “무용은 특성상 몸과 몸이 마찰하고 땀을 흘리다 보니 비말 문제도 있다”며 “무엇보다 단원들의 건강 상태를 염두해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며 “12명 이상 연습실에 들어가지 않도록 했고, 연습실 안에서 본인이 원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너무 답답할 경우 본인 판단 하에 마스크를 빼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연주자들도 코로나19 이후 이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연주에 임하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무관중이지만, 꾸준히 무대에 올라 온라인으로 다양한 연주를 들려줬다. 김성진 국립국악관현악단 음악감독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되 무대 위에서 가급적 적정 거리를 유지, 아크릴 칸막이로 비말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안전한 무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클래식 연주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6월부터 대면 공연을 시작하며 무대 위 거리두기를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도입했다. 특히 비말 전파 위험이 큰 관악기는 참여를 최소화하고, 현악기 파트는 1인 1악보를 사용하고, 관악기 연주자 주변에는 투명 방음판과 개인별 비말 처리 위생용기를 뒀다. 관악기를 제외한 연주자들은 리허설과 연주 중에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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