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는 급감하는데 4차 ‘수해’ 추경까지…재정적자 갈수록 눈덩이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 사태로 인한 ‘세수 절벽’이 현실화하며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나,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까지 추진되면서 재정불안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나라 곳간’이 이미 바닥을 드러내 상반기에만 10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상태에서 4차 추경을 편성하려면 대규모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해 조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8월 재정동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수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고, 이에 따른 재정적자 규모도 애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등 재정위기가 가중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6월 누계 기준으로 올해 국세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14.9%(-23조3000억원) 급감했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6월 말 현재 1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세수 감소폭이나 재정적자 규모 모두 사상 최대다. 특히 올 상반기 재정적자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년 동안의 적자액(-54조40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최근 10년(2010~2019년) 동안의 연간 재정적자 규모가 24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에만 이보다 5배 많은 적자를 낸 셈이다.

기재부는 상반기에는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재정수지가 크게 나빠지는 반면, 하반기에는 세입 확충과 지출 규모 축소 등으로 연말로 가면서 적자 규모도 올해 목표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올해 연간 재정적자 규모는 111조5000억원으로, 상반기 적자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매년 6월 말 재정수지가 크게 악화하는 반면, 연말에는 적자폭이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해엔 6월 말 재정적자가 59조5000억원이었으나, 연말에는 54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에도 6월 말 재정적자가 25조5000억원이었으나, 연말에는 10조6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올해도 정부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재정 조기집행에 총력을 기울였다. 관리대상사업 305조5000억원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203조3000억원을 상반기에 집행, 66.5%의 집행률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재정지출 규모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적자폭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그럼에도 상황은 심각하다. 특히 세수 감소가 문제다. 올 상반기 세수 진도율은 45.7%로 최근 5년 평균(51.6%)보다 5.9%포인트 낮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목표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될 경우 연말 재정적자도 정부 예상을 크게 웃돌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에 정치권의 4차 추경 요구에 정부는 극히 신중한 입장이다. 이미 재정이 바닥을 드러내 막대한 적자국채로 버티는 상황에서 또다시 추경을 편성할 경우 재정위기가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장 2조6000억원 규모의 예비비 등으로 충당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재해복구는 내년 예산에 편성·시행할 수 있다며 4차 추경에 난색을 표했다.

어떤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하다.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워낙 심각하고, 예비비로 충당할 수 있을지 여부도 예단하기 어렵다. 정치권의 재정확대 주장을 홍 부총리가 어느 정도 방어하면서 균형을 잡아갈지도 관건이다. ‘심각’ 단계를 넘은 재정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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