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 미가입은 보험 안돼요”… 침수차 보험 어떻게?

10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100여대의 차량이 지하주차장을 매운 물이 이틀 만에 빠져 진흙이 잔뜩 묻은 차량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홍태화 기자] 역대급 장마로 차량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미 피해 신고 건수는 7000건을 넘었다. 앞으로 있을 피해 규모 예측도 쉽지 않다. 장마가 안끝났고 가을태풍도 우려가 크다.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면 우선 찾는게 보험이다. 일단은 ‘자차 보험’ 가입 여부가 핵심이다. 미가입은 보험 대상이 아니다. 차량 시동이 걸린다면 수리가, 시동이 안걸리면 폐차 보상(전손 보상)이 기본이다.

▶신고, 이미 7천건↑= 11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7월 9일부터 8월 10일 오전 9시 현재 까지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사고 신청 건수는 모두 7113건으로 피해액 규모는 모두 7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신고된 건수(2646건)를 두배이상 넘어선 수치다.

문제는 아직 사고 접수를 하지 않은 차량들이 적지 않고 여전히 장마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피해 액수를 예상키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예년처럼 8월과 9월에 있을 태풍 피해 가능성까지를 고려하면 피해 액수는 천문학적 규모가 될 수 있다.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는 3년”이라고 설명했다.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선암동 주택가가 폭우에 침수돼 있다. 광산구는 호남대에 주차장을 개방하고 인근 주민들에게 차량을 이동하도록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차’만 보상= 차량 보험 가운데 ‘자차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면 보험으로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없다. 차량 보험액 가운데 액수 비중이 만만치 않아 국내 기준으로 자차 보험 가입률은 60% 안팎으로 알려진다.

오늘날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홍수 또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보험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2003년 9월 한반도를 강타했던 ‘매미’ 덕이 크다. 매미는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고 1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던 초대형 태풍이다. 역대급 피해를 당했음에도 가입했던 보험으로부터 ‘천재지변’이란 이유로 보상을 안해주자 금융당국이 나서 약관을 수정했다.

현재의 차량보험 ‘보상하지 않는 손해’ 항목엔 지진과 분화만을 천재지변으로 하고 있다. 태풍 매미가 오기 이전엔 ‘지진, 분화, 태풍, 홍수, 해일’ 등을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규정하고 있었다. 천재지변에 해당하는 홍수에도 불구하고 오늘 보험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보험 약관 개정 덕이다.

▶보상 범위는?= 차량 침수로 인한 피해 보상 규모와 폭은 명문화 되지 않았다. 이유는 개별 차량마다 피해 부위나 피해 양태 등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다만 폐차냐 수리냐를 가늠하는 기준은 정해져 있다. 바로 엔진 시동이 걸리느냐 여부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보상 기준은 일단 침수 차량을 견인해 수리센터에 맡긴 다음 시동이 걸리는 경우엔 수리를 기본으로 한다. 침수로 인해 냄새가 날 수 있는 카시트 등은 교체해준다. 통상 차량은 엔진에 물이 들어갔더라도 적당한 시간 동안 말리고 나면 시동이 걸리는데, 엔진 실린더 내에 물이 들어가는 등 피해가 심할 경우엔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는다.

시동이 안걸릴 경우엔 보험 가액에 준하는 금액 범위 내에서 차량을 폐차(전손처리)하는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본인 과실… 보험 ‘NO’= 본인 과실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엔 자차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상을 받기 어렵다. 예컨대 차량의 루프를 열어놓았거나 차량 창문을 개방해둔 상태에서 비가 차량 내로 들이차서 피해가 발생한 경우가 ‘본인 과실’ 상황에 해당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창문이 열린 상태로 수리센터로 견인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본인 과실은 보상을 안해준다”고 설명했다.

침수가 우려되는 한강이나 천변 주차장 등에 차량을 주차했다가 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로부터는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이유는 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 침수 사고의 경우 일부 책임이 주차장 측에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변에 주차를 했을 경우엔 주차장측이 가입한 보험사로부터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보상 범위는 주차장 측의 주의 고지 여부 및 피해 예측가능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입 보험사에 따라 차주에게 먼저 보상을 해주고 이후 주차장측 보험사와 구상권 소송을 벌이는 보험사들도 있다.

9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아파트에서 전날 집중호우로 신안교가 범람하며 침수된 지하주차장의 배수 작업이 이틀째 이루어지는 가운데 물에 잠긴 일부 차량이 보인다. 연합뉴스

▶알쏭달쏭 ‘보상’=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키 어려운 상황도 적지 않다. 예컨대 이미 물이 불어난 곳으로 차량을 무리하게 진입시켰다면 보상을 받기 어려운데, 최근 처럼 짧은 시간에 쏟아붓는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선 해당 지역을 지나갈 수 있는지 여부를 차량 내에서는 파악키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차량을 주차했다가 차량이 피해를 봤다면 과실 부분만큼을 뺀 뒤 보상 받게 된다.

일반적인 보험사 보상과는 다른 부분도 있다. 사고 신고를 해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경우엔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가 인상되지만 침수 등 차량 피해로 보상을 받았을 경우엔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는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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