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끊기고, 극장은 닫았다”…국내 대표 뮤지컬 제작사들은 왜 모였나?

국내 대표 뮤지컬 제작사들이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배우와 스태프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 마련 콘서트를 연다. 윤홍선 에이콤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문 본부장(왼쪽부터)[세종문화회관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공연계의 신화’로 불리는 ‘난타’는 지난 20년간 단 한 번도 무대를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는 ‘난타’마저 멈춰 세웠다.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는 “지난 6개월간 극장이 닫혀 아직도 재개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계의 슈퍼스타 김준수가 출연 중인 ‘모차르트!’는 10주년을 맞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의 출연 회차는 코로나19에도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 중이지만, 제작사의 사정은 다르다.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올 1월부터 뮤지컬에 투자하는 투자사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는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현재 ‘렌트’를 올리고 있는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모든 제작사들이 너무나 절박하다”면서도 “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배우와 스태프들은 더 절박하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 모인 8개 제작사 프로듀서(피엠씨프러덕션 송승환 대표·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클립서비스 설도권 대표·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장우재 대표·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CJ ENM 예주열 공연사업본부장·에이콤 윤홍선 대표)들은 공연계가 처한 현 상황을 이렇게 토로했다. 여덟 명의 프로듀서가 뭉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업계 종사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 콘서트 ‘뮤지컬 갈라-쇼 머스트 고 온’(29, 30일 공연)을 위해서다.

코로나19가 강타한 공연계는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뿌려놓은 라인업으로 공연을 잇고 있지만,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할 수도 없다. 박 대표는 “무대에 설 수 없는 후진들을 일으켜 세우는 역할이 업계 선배들의 책임이고 사명감이라는 심경으로 8개 프로덕션이 모였다”고 했다. 송 대표는 “공연을 올리지 못 하는 프로덕션도 있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곳도 있지만, 더 어려운 배우·스태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표 뮤지컬 제작사들이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운 배우와 스태프를 지원하기 위한 기금 마련 콘서트를 연다. 윤홍선 에이콤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문 본부장(왼쪽부터)[세종문화회관 제공]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 이후 공연 취소와 연기로 생계가 어려운 배우, 스태프 등 업계 종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 3회의 공연을 통해 발생한 티켓 수익과 공연 기간 모금한 기부금을 500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모금 목표액은 총 5억원. 세종문화회관과 제작사들도 일정 금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 역시 “콘서트에 출연하게 된다면 출연료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30일 공연은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 네이버 온라인 후원하기 등을 통해 관객들의 자발적 기부금도 받는다.

8개 제작사의 연대는 뮤지컬 업계가 처한 현재의 절박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송승환 대표는 “한국프로듀서협회를 설립한 이후 16년 만에 프로듀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공연은 지금보다 나아진다는 보장이 어려워졌다. 지속적 모임을 통해 공연계의 앞날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엄홍현 대표는 ”모든 제작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무대를 올리는 것은 공연은 계속 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라며 “콘서트에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줘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에는 남경주 최정원 정성화 김준수 옥주현 마이클리 신영숙 등 뮤지컬 스타 30여명이 총출동한다.

업계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연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극복은 물론 이번 연대를 통해 업계의 건강한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의지가 8명의 프로듀서에게서 비쳤다. 추진위원장인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과 건강한 발전을 위해 프로듀서들은 지속적으로 함께 모색해나갈 생각이다”라고 했다. 박 대표는 “제작 시스템의 혁신과 자생적 변화”를 강조했고,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는 국가 차원에서의 공연예술에 대한 지원과 한시적 공연 티켓 부가세 감면 추진 등을 제안했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문 본부장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 제도를 고민하면서 한국 뮤지컬이 20년, 30년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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