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노동이사제 도입 공기업 1호 되나…김종갑 사장 재추진 의사 피력

김종갑 한전전력공사 사장[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노동이사제가 한국전력공사 등 발전사를 중심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제도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돼 공공기관부터 도입해 민간 기업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정부 산하 공공기관(340개) 중 현재 도입한 곳이 없다.

11일 한전에 따르면 김종갑 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공기업에 노동이사제 도입을 고려한다면 한번 손들고 해보고 싶다”면서 “성공사례가 되든 실패사례가 되든 한번 그 길을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독일 기업은 주주와 종업원이 함께 이끌어가는 조직체라는 점이 기업지배구조의 특징”이라며 “주주와 노조가 절반씩 추천한 멤버로 구성되는 감독이사회는 경영진을 임면하고, 보상을 결정하고 주요 경영방침을 제시한다”고 적었다.

김 사장은 산업자원부 차관 출신으로 2018년 4월 한전 사장 취임하기 전에는 2011년부터 7년간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김 사장은 취임직후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2018년 8월 전력노조와단체협약을 맺으면서 ‘노동이사제 등 노동자의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김 사장이 2년 만에 노동이사제 재추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공공 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물밑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전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려면 제도 시행의 근거가 되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이 개정돼야 한다. 20대 국회 때 공운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야당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한전의 제도 도입도 무산됐다.

그러나 21대 국회는 여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법 개정을 추진한다면 한전의 제도 도입은 실현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관련 상임위원장과 법사위원장도 모두 여당이 맡고 있다. 최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사회적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노동이사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점도 제도 도입 가능성을 높인다.

한전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면 한국수력원자력,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한전 자회사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앞장선다면 다른 공공기관으로도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이사제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노조의 과도한 경영권 침해와 의사 결정 지연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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