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건축 리츠, 시장반응 ‘시큰둥’

정부가 발표한 ‘8·4 공급대책’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공사(SH)의 공공재건축 리츠(REITs)가 출시될 전망이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당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츠 상품의 투자수요가 위축된 데다가 ‘지분적립형 주택’의 수익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탓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참여 고밀 재건축과 신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에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입주자가 초기에 분양가의 20~40%만 내고, 나머지 60~80%에 대한 SH공사 등의 공공지분에 임대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SH공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채를 리츠로 충당하게 된다.

리츠로 부채를 충당하려면 ‘지분적립형 주택’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보장돼야 한다.

한 리츠 운용 관계자는 “서민 대상이라 임대료가 높기는 어렵고, 건설비 때문에 고품질도 쉽지 않으며, 세제혜택을 위해서는 법령을 고치거나 공적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리츠시장 자체도 올해 부진하다. 지난 5일 임대아파트를 최초로 기초자산으로 둔 이지스레지던스 리츠는 공모가(5000원)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금융권의 인프라금융 관계자는 “최근 리츠들은 수익을 내기보단 손실을 줄이는 구조”라며 “공공 분양주택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재정지출이 이뤄져야 민간의 투자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서울시도 지난 4일 정부의 지분적립형 주택 재정구조에 대해 “리츠를 설립해서 운영하는 구조로 할 것”이라면서도 “계속해서 리츠가 운영할 것인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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