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억 채무 압박…쌍용차 ‘최악 시나리오’ 우려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쌍용자동차의 신규 투자자 유치 과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쌍용차가 39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채무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쌍용차가 3월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은 3899억3296만원이다. 산업은행이 만기를 연장한 900억원 외에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도 각각 87억5000만원, 15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문제는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자금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를 통해 JP모건(899억999만원)과 BNP파리바(470억원), BOA(299억9997만원) 등으로부터 단기 자금을 빌렸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한다는 조건으로 받은 대출이다. 마힌드라 지분율이 낮아지면 새로운 투자자가 차입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외부 도움 없이 쌍용차가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다 상반기에만 21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7월 기준 단기차입금은 1990억원이다. 3월보단 줄었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여기에 하반기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의 축소와 브랜드 인지도 감소에 따른 판매량 하락도 불가피하다.

금융업계는 쌍용차의 관리종목 지정이 유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삼정회계법인이 지난 5월 1분기 감사보고서의 ‘의견 거절’ 이후 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3월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72%다. 단순 채무불이행이나 1차 부도가 시장 조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연내 자본잠식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일한 출구는 신규 투자자 유치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수요가 잔뜩 위축된 데다 친환경차 전략에서 쌍용차가 다소 뒤처졌기 때문이다.

실제 쌍용차에 등을 돌린 마힌드라는 미래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며 전기차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 파트너를 찾고 있다. 마힌드라 품에서 벗어나 내년 본격적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는 쌍용차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것과 대비된다.

쌍용차는 그간 진행해온 자구 노력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안성 인재개발원과 천안·영동물류센터 등 비핵심자산의 매각 작업도 투자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백지화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 모색과 판매 증대 노력 등 현재 추진 중인 자구 노력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제 쌍용차에게 남은 대안은 외부 수혈밖에 없다”며 “최악의 경우, 정부 지원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구조조정 등 추가적인 자구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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