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 둘 다 좋다는데…금 vs 은, 누가 더 오를까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저금리와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유동성이 떠받치고 있는 시장에서 금과 은의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둘 다 가격 상승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근 금 보다 더 가파르게 오른 은에 ‘투기적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래 수급 불균형에 대한 기대감이 선제적으로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은 온스당 29.2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6.23% 가격이 올랐다. 금은 0.71% 오른 온스당 2024.40달러를 나타냈다. 금과 은 가격의 가격차를 보여주는 금·은 스프레드가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며 120배를 웃돌다가 최근 70배까지 떨어졌다.

금과 은은 자산 성격상 경기 변동에 대응하는 반응이 다르다. 금도 최근 일부 투기적 수요가 유입됐지만 기본적으로 현금 또는 미국 국채의 대체자산 성격이 강하다. 은은 금보다 경제위기시 더욱 빠르게 가격이 하락하는 대신 경기 회복기에 더욱 급등한다. 금에 비해 은이 산업용 수요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은의 경우 생산량의 50% 이상이 산업용으로 쓰인다. 은 가격이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구리 가격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이유다.

최근 경제 지표들은 은 가격에 긍정적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은의 산업용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인다. 올해 4월 93.34까지 떨어졌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경기선행지수(CLI)는 7월 97.98까지 회복했다. CLI는 기준치인 100을 넘기면 경기 확장, 100 이하면 경기 하강으로 해석된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제조업 지표도 개선됐다. 공급관리협회(ISM)는 미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2.6에서 54.2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된 중국 차이신 7월 제조업 PMI도 전월 51.2보다 높은 52.8을 기록했다. 유로존과 독일의 7월 제조업 PMI 확정치도 예비치를 웃도는 등 주요국 제조업 지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경기선행지수와 주요국의 제조업 지수가 대표적으로 글로벌 경기를 보여주는 경제지표”라며 “해당 지표들의 상승세로 은에 대한 산업용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에 투자도 늘어나며 은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값 상승세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투기적 수요로 인해 가격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과 마찬가지로 시중 유동성이 은 가격을 떠받치고 있지만 산업용 수요 기대감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생산량이 줄었던 은 광산업체들이 향후 생산기기 가동률을 정상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

은행권 자산관리(WM) 관계자는 “아직 집행되지 않은 산업 인프라, 태양광 그리고 그린 뉴딜 등에 대한 미래 기대감만으로 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운영률이 줄었던 중남미 광산업체들이 다시 정상적으로 은을 공급할 경우 초과 공급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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