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정보경찰 ‘정책정보 수집 업무’ 배제하라”

경찰청.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회 입법조사처가 정보경찰의 활동 범위를 “범죄 예방, 수사 등에 필요한 정보 수집 활동에 국한하라”고 최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부처의 정책 동향 파악을 정보경찰의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정보경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인 ‘경찰 개혁’ 사안 중 하나다.

12일 국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지난 10일 발간한 ‘2020년 국정감사 이슈 보고서’를 통해 “입법적으로 정보경찰 활동 범위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경찰의 정책 정보 수집 업무는 치안 업무와 관련성이 크지 않으므로, 정책에 대한 평가, 정책 수행 과정의 문제점이나 정책 수요를 발굴하고 조정과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제시하는 일은 정책 전문성을 보유한 해당 주무 부처에서 담당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보경찰은 치안 정보 뿐 아니라 ‘정책 정보’의 수집도 가능하다. 부동산 정책 동향 파악, 선거 민심 파악 등은 치안 업무와 관련없는 것은 정책 정보로 분류된다.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등에 대한 직제’에서는 정보경찰은 ‘정치·경제·노동·사회·학원·종교·문화 등 제분야에 관한 치안 정보의 수집과 함께 정책 정보 수집을 정보경찰의 업무로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불법적인 정보 수집과 정치 관여 행위 혐의를 받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구속 수사를 받기도 했다.

입법조사처는 20대 국회에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보경찰의 정보 수집 범위를 제한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 역시 보완 후 재발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입법조사처는 “제20대 국회에서 ‘치안 정보’에 대한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해 치안 정보를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로 수정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여전히 ‘공공안녕’의 개념에 대한 외연이 넓어 정보경찰 활동의 실질적인 한계가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 의원이 지난해 3월 발의한 ‘경찰청법 일부개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아직 정보경찰 개혁 관련 법안이 발의되지 않았다.

입법조사처는 “‘공공안녕’의 실질적인 한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에 경찰이 이를 확장·해석해 현행과 같이 광범위한 정보 활동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며 “정보 활동의 경우, 경찰의 본연의 임무인 범죄 예방·수사 등에 필요한 정보 수집 활동에 국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입법조사처는 경찰청이 지난해 9월부터 발급하고 있는 ‘영문운전면허증’ 발급과 관련, 영문운전면허증 발급으로 그동안 교통범칙금 미납자에게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제한 규정이 무력화됐다며 이에 대한 개선을 권고했다. 2013년 도입된 ‘가정폭력전담경찰관’ 제도에 대해서도 가정폭력과 아동폭력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의 질적 개선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입법조사처는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 이의를 제기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음에도 최근 4년간 경찰 내 이의 제기 건수는 0건을 기록했다며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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