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 ‘약발’ 통했나…은행 연체율 역대 최저

[자료=금융감독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금융사들의 지난 6월말 현재 연체율이 최근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대비로도 0.09%포인트가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연체율이 이처럼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은 일단 금융당국 주도로 이뤄진 ‘대출 유예 조치’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올해 4월 대출 원금·이자·만기 연장 등 유예 조치를 실시했다. 분기말 실시하는 부실채권 상각 효과도 연체율 하락을 가속했다는 분석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8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

12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3%로 5월말(0.42%) 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말에 비해서도 국내은행들의 연체율은 0.09%포인트 내렸다. 국내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 0.33%는 지표 작성 시작 이후인 2007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최근 몇 년 간 추이를 보더라도 2018년 5월 0.62%를 찍은 후 추세 하향이 분명하다.

일단은 계절적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매 분기마다 은행들은 연체율 지표 관리를 위해 연체 채권을 정리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표면상 잡히는 연체율은 하락하게 된다. 실제로 6월말 기준 은행들의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직전 월인 5월에 비해 2조원 가량 늘어났다. 신규 연체 발생액수는 1조1000억원을 기록, 5월에 비해 1000억원 줄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더라도 은행들의 6월말 연체율 수치는 기형적으로 낮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라도 더 그렇다. 분기마다 연체 채권을 정리하더라도 지난해에 비해서도 올해는 유난히 연체율이 더 낮은데 이에 대한 원인으론 일단 정부 주도로 이뤄진 ‘유예 조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4월 금융위는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납입 유예, 원리금 상환 유예 등 모두 3종의 ‘유예 조치’를 내렸다.

대출금에 대한 상환이 유예되면 표면적으론 상환이 되지 않더라도 연체율 지표 상에는 반영이 되지 않게 된다.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과 개인들의 대출 상환 압박이 통계에 잡히지 않게 되면서 표면적으로는 은행들의 연체율 관리가 꽤나 견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소위 ‘유예 효과’가 은행들의 주요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유예조치가 해제되는 9월 말 이후다. 금융위는 9월말을 유예조치 한시 기한으로 설정해두고 있는데 이후엔 연체율 상승 폭이 얼마나 될지는 장담키 어렵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자영업 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엔 연체율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6월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1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21%로 5월 말보다는 0.04%포인트 내렸고, 작년 6월 말보다는 0.46%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5월 말보다 0.15%포인트 내린 0.44%로 집계됐다. 작년 6월 말보다는 0.06%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5%로 전월 말보다 0.05%포인트, 전년 동기보다 0.0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로 신규 연체가 꾸준히 감소하며 연체율이 하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채무상환을 유예해준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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