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플랫폼펀드, 기초자산 30% 부실 ‘경고등’

지난해 우리은행을 통해 팔렸다 환매가 중단된 무역금융펀드(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1Y)의 기초자산 가운데 30%가량이 ‘회수 불가능’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리즈펀드 가운데 2~5호는 현재 연쇄적으로 환매가 연기된 상태다. 보험이란 안전장치는 있지만 투자 손실을 온전히 피하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 펀드는 홍콩의 자산운용사 트랜스아시아(TA)의 무역금융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펀드다.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영국의 수출입기업의 단기 무역대출이 기초자산으로 편입됐다.

국내에선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우리은행을 통해 지난해 상반기 사모 형태로 판매(1~6호)했다. 1년 만기 상품으로 은행에선 4~5% 수준의 수익률을 내걸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 가운데 올 5~8월에 만기가 예정됐던 2~5호 펀드는 현재 환매가 미뤄진 상태다. 다음달 만기가 예정된 6호도 정상 환매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 3호의 대출채권 리스트 문건을 보면 편입된 12개 외국 수출입기업 가운데 5곳의 사업 현황이 ‘원금 회수 주력’(기업 회생 의문·대출 상각 불가피)으로 분류됐다. 이들 기업이 받은 대출은 총 470만달러(약 55억원)로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업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기업들로 파악된다.

원리금 상환 여력에 따른 기초자산 상태를 보면 대출의 58%(약 103억원)는 ‘원리금 조정 필요’, 17%(약 30억8000만원)는 ‘원금 회수 주력’으로 분류됐다. 원금 회수 주력은 차주에 대한 채무조정이나 기업 청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문서엔 ‘무역금융 신용보험 청구 등을 통해 원금 회수 필요’라고도 적혀 있다.

이 문건은 TA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불거진 올 4월 이후 기초자산을 점검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했다. 이 때문에 이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운용사 측은 강조한다. 향후 펀드자산 평가를 다시 거쳐서 자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서에는 12개 기업의 대출에 대해 모두 무역신용보험 또는 대출자보험이 가입됐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판매사인 우리은행은 일부 투자자들에겐 이 문서를 토대로 “보험금 청구로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TA는 2호 펀드의 편입자산 일부에 대해선 보험사에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절차를 시작했다.

보험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결정적인 방편이나 지급 여부는 미지수다. 플랫폼파트너스 측은 “보험계약서 상 팬데믹은 청구, 지급의 예외 조항에 명시되지 않았다. TA는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이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A씨는 “최근 은행 직원이 보험 청구를 하더라도 보험사가 코로나19를 천재지변으로 간주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도 설명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의 TA는 지난 6월 중순 국내 운용사와 판매사에 “단계적 펀드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신규 펀드 설정은 중단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대로 순차적으로 펀드 환매를 진행하겠단 것이다. 현재 TA는 글로벌 회계법인인 베이커틸리(Baker Tilly)을 선임해 펀드자산 실사를 벌이고 있다.

실사는 오는 10월 말까지 마칠 예정인데 투자자들로서는 구체적인 상환 계획을 일러야 연말에나 받아볼 수 있는 셈이다. 플랫폼파트너스 관계자는 “실시가 끝나야 부실자산을 보험 청구할지, 담보 매각으로 자금을 회수할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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