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금보장 철회한 뉴딜펀드…정부가 위험 총대 멘다

[헤럴드경제=이승환·서정은 기자] 정부가 원금보장 방침을 철회한 ‘뉴딜펀드’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부담을 정부가 지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원금이 보장 안 되는 출자금(equity) 비중은 조금 더 높아지고 원금보존 확률이 높은 선순위대출 비중은 줄일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디지털분과 실행지원TF 단장인 홍성국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뉴딜펀드에서) 에쿼티 비중을 조금 더 높일 것”이라며 “정부에서 돈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뉴딜펀드에) 문제가 있으면 에쿼티에서 먼저 손실을 본다”고 덧붙였다.

20조원 규모로 자금을 조성할 뉴딜펀드는 당초 운용 구조를 선순위대출(70~75%), 후순위대출(10~15%), 출자금(약 15%) 등으로 나눌 계획이었다. 출자금 비중을 높이는 배경은 민간투자자금에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리스크 부담을 더 지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장기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뉴딜펀드가 3%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돼온 만큼 대출보다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출자금 비중을 높인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여당은 뉴딜펀드의 원금을 보장한다고 발표했지만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에 직면하며 ‘원금보장 추구’로 한발 물러섰다. 원금보장 인센티브가 빠진 만큼 민간 투자자들에게 뉴딜펀드의 매력이 떨어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률 3%에 원금까지 보장되고 절세 효과도 기대됐던 뉴딜펀드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 사업에 투자될 뉴딜펀드에 민간 투자금이 얼마나 몰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딜펀드에 퇴직연금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난항이 예상된다. DB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금에 손실이 날 될 경우 회사 자체 자금으로 이를 메워야 한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장기수익률, 유동성 등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고려할 것이 많은 만큼 뉴딜펀드 참여에 신중해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여당의 퇴직연금 활용을 위해 최근 꺼내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카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사업자가 알아서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제도다. 노후자금 성격이 강한 퇴직연금을 수익성만 따져 정부 정책자금에 동원하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좋은 상품이면 가입자 의견을 들어보고 편입시키면 간단한 일이지 규정을 뜯어고치면서까지 퇴직연금을 동원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기존 방침들이 수정되며 뉴딜 펀드의 출시 일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이달 중 뉴딜펀드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다.

민주당 K뉴딜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지고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뉴딜펀드 출시 계획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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