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유치원 집단 식중독, 냉장고 성능 이상이 원인”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 학부모들이 지난 달 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해양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해철 의원과 안산시, 경기도교육청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경기도 안산의 A사립유치원에서 발병한 집단 식중독의 원인은 냉장고 성능 이상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유치원인 50인 이상 집단급식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식자재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해야 하는 보존식 규정을 지키지 않음에 따라 식중독의 직접 원인이 된 음식 재료를 특정해내지는 못했다.

교육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와 함께 제1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난 6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유치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및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혐의 등으로 유치원 원장을 경찰에 고발하고, 전체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을 매년 1번 이상 점검하는 것을 포함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 등으로 꾸려진 안산 A유치원 집단 식중독 정부 합동 역학조사단은 조사 결과, 6월11~12일 제공된 급식에서 냉장고 성능 이상으로 대장균이 증식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유치원의 냉장고 하부 서랍칸 온도가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식자재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하지만 6월11~12일 급식 중 보존식 6건이 보관되지 않았고 A유치원 측이 역학조사 전 내부 소독을 함에 따라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내지는 못했다.

정부는 A유치원이 식중독 발생 사실을 교육·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250만원을 부과했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유치원을 6월2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일시 폐쇄했다.

또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허위 진술, 허위 자료 제출 등을 한 원장과 조리사등을 역학조사 방해 혐의로 이날 경찰에 고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유치원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 후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될 경우 원장 등에 대해 징계 처분하고 고발·수사 의뢰 등 엄중히 조처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감염이 학교안전법에 따른 학교안전사고로 판명될 경우, 학교안전공제회에서 피해 유아 치료비를 지급하고 원장의 고의·중과실 여부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원생의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며, 다른 유치원으로 전원을 희망하는 원생을 전원 지원하고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해 유치원 운영 정상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안산 A유치원에서는 올해 6월12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뒤 원생 등 118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71명이 장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고, 17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원생과 가족 36명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현재 모두 퇴원했지만 일부는 퇴원 후에도 고혈압, 복통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상태다.

한편, 정부가 7월 한달 간 유치원·어린이집 급식을 전수 점검한 결과 급식인원 50인 이상인 1만5953개소 가운데 169개 시설에서 보존식 보관 위반(72건), 건강진단 미실시(34건),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26건) 등 위반 사항 총 174건이 적발됐다.

급식 인원 50인 미만인 2만8209개소 중에선 784개 시설에서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464건), 비위생적 취급(121건) 등 총 889건을 적발됐다.

정부는 50인 미만 유치원·어린이집에도 보존식 보관 의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 시행규칙과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보존식을 폐기·훼손한 경우 과태료를 3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

또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식중독 원인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영양사가 없는 100인 미만 어린이 급식 시설 지원을 위해 영양사 면허가 있는 교육(지원)청 전담인력이 급식 관리 업무를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전수점검도 매년 1번 이상 실시하고, 적발될 경우 식품위생법상의 조치와 함께 급식관계자 및 교직원에 대한 신분상 처분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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