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 역내 진출입 때 공기 7분의 1로 정화시켜”

신당역 지하 4층에 있는 환기구에서 양방향 미세먼지 집진장치를 설치한 업체 관계자가 무전력으로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진용 기자
열차가 들어오자 열차풍에 의해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농도 측정기에 역사내 미세먼지가 27.6㎍/㎥에서 3.7㎍/㎥로 감소한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진용 기자

지난해 지하철 환기구 한곳에서 연간 약 251kg의 미세먼지가 배출된다는 논란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지하철 터널 환기구에 시범 설치한 미세먼지 저감장치 효과에 대해 일부 시의원의 지적에 따라 언론보도가 이어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직접 감사까지 하며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위원회가 기술적 성능을 검사할수는 없고 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유착이나 서울교통공사의 업무과실등에 국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본지 6월 16일 23면 참조〉

이에 기자는 지난 10일 미세먼지 저감장치 효과 유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 설치된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서울교통공사의 협조를 받아 직접 찾았다.

지하 4층으로 연결된 계단은 거의 70도에 가까울 정도로 가팔랐다. 가파른 지하를 들어가 보니 우선 습기를 머금은 공기에 열기가 가득찼다. 먼저 설치업체 현장 관리자의 미세먼지 저감장치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현장관리자는 양방향 미세먼지 저감장치의 원리를 설명했다. 코로나 방전(두 전극 사이에 높은 전압을 가하면 불꽃을 내기 전에 전기장의 강한 부분만 발광해 전도성을 갖는 현상)을 이용한 미세먼지 집진방식으로 대전된 입자를 극성을 띄게 해 미세 먼지를 집진셀에 모은다는 이야기다. 전문적인 용어가 나오다 보니 이해가 어려웠다. 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초등학교때 배운 책받침을 겨드랑이에 끼고 문지르면 정전기가 발생한다. 이 정전기가 발생한 책받침을 먼지 위에 올려 놓으면 먼지가 달라 붙는다. 원리는 그랬다. 들어오는 미세먼지에 전압을 가해 자기장을 갖게해 집진셀에 달라붙게 한다는 것이다.

설명을 듣고 나니 미세먼지 집진기에 대해 신뢰가 생기게 됐다. 이 수많은 집진셀을 통과하는 바람을 무전력으로 이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전동차가 지하터널을 오가면서 발생하는 열차풍(열차로 인해 발생하는 바람)을 이용해 열차가 들어올 때는 내부의 공기를 밖으로 밀어내고 열차가 역을 떠날때는 외부의 공기를 내부로 끌고 들어오는 것을 이용한 것. 이 열차풍을 이용해 열차가 오갈때 마다 지하 공기와 대기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대형 환풍기를 가동할수도 있다. 이는 외부의 공기를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지하역사에 미세먼지가 나쁨수준을 나타날때는 강제로 환기시켜 내부의 좋은 않은 공기에서 미세먼지를 걸러내 대기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 양방향 미세먼지 집진기가 없다면 내부의 않좋은 공기를 외부로 배출할때 오염된 공기를 내보내게 돼 대기질 악화는 물론 시민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미세먼지 집진기가 있는 지하공간은 내부 벽과 바닥은 미세먼지가 쌓여 새까매 손으로 만지니 손바닥이 기름때 같은 것이 잔뜩 묻었다. 그만큼 많은 미세먼지를 집진기쪽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이야기다.

때마침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순간 지하공기가 순환되고 계기판이 작동했다. 기기에 27.6㎍/㎥이란 수치와 4.1㎍/㎥수치가 적혀 있었다. 현장관계자는 이 숫자가 지하 역사의 미세먼지가 저감장치를 통과해 대기로 나갈때 정화되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시 열차가 들어오자 이번에는 27.0㎍/㎥과 3.7㎍/㎥으로 나타났다. 즉 27.0㎍/㎥의 역내 공기를 3.7㎍/㎥ 정화해 대기로 내보내고 있었다. 장치에 나타난 수치를 믿지 않을수 없었다.

이어 관리자는 집진셀을 수시로 고압으로 물세척한다며 직접 시연했다. 집진셀 앞뒤로 분사장치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물을 분사했다. 그러자 바닥으로 새카만 물이 흘러 모였다. 관리자는 수시로 청소해 집진셀이 미세먼지를 잘 흡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태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열차를 운행하다 보면 바퀴와 레일의 마찰, 브레이크 제동에 따라 마모가 일어나는데 이 미세한 쇠가루들이 열차풍에 의해 날라다니게 되고 이를 시민고객들이 마시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열차를 운행하지 않는 심야시간에 물청소를 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환경부에서 정책자금을 내려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설치하라고 했을때 가장 많이 반대했었는데 업체를 선정하고 효과를 직접보고 나니 신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교통공사 신당역 관계자는 “깊은 지하이다 보니 완벽한 환기가 어려워 외부에서 들어오는 먼지까지 축적되면서 단순히 청소나 환기만으로는 터널 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곳은 환기구 쪽에 집진장치가 설치돼 있어 그나마 나은 수준이지만 집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열차가 계속 미세먼지를 끌고 오기 때문에 모든 지하철 역에 미세먼지 집진장치를 설치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존이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김석태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오존은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권고 기준이 없으나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라 설치된 모든 곳을 조사해 보니 2곳만 소량의 오존이 발생하고 있었다”며 “설치업체에 오존 발생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존 발생량이 미미한데다 환기구는 공기가 계속 순환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오존이 적체되는 일이 없어 현재도 안전한 수준”이라며 “집진기에서 수십미터 떨어져 있는 승강장까지 오존의 영향이 미칠 확률은 제로”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집진기 설치업체 정종승 리트코 대표는 “서울교통공사의 심사를 통과해 선정됐는데 불미스런 논란이 일어 서울시와 공사에 누가 됐다”며 “정부예산을 들여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역내 공기질을 확실하게 개선해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이 역사내에서 숨쉬기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만들겠다”고 했다. 이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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