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유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1심 집행유예 (종합)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숙명여고 교무부장을 지낸 아버지로부터 정답을 미리 받고 시험을 치른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1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숙명여고 교무부장 현모씨의 딸 A양과 B양 자매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사회적 관심이 높고 그 어느 시험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할 고등학교 내부 성적 처리와 관련해 위계로 학업성적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며 “숙명여고 학생들간의 공정경쟁 기회를 박탈하고 공교육에 대한 다수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려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쌍둥이는) 범행당시 만 15세 내지 16세 미성년자였고 선고일 현재도 소년법이 정한 소년으로, 인격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며 “(아버지인) 현씨가 관련 사건에서 3년의 무거운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점, 피고인들이 퇴학처분 받은 점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서는 같은 혐의로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쌍둥이 부친현씨의 사실판단 부분들이 그대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아버지인) 현씨에 대해 이미 유죄가 확정된 형사 판결에서 동일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판단을 이 사건에도 채용하기 어렵다고 볼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정답 유출로 보이는 여러 행동들을 더해 보면 (쌍둥이측) 주장은 논리와 경험칙에 비춰 합리적 의문이라기보다 추상적 가능성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자매는 당초 서울가정법원에서 소년보호 재판을 받았지만, 혐의를 계속 부인함에 따라 사건이 다시 검찰로 되돌아갔고 결국 지난해 7월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쌍둥이에게 각각 장기 3년·단기 2년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 1학년이던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성적이 급상승한 두 자매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는 2018년 11월 쌍둥이를 퇴학 처분했다. 재판에 넘겨진 현씨는 딸들이 노력을 해서 성적이 올라갔다고 주장했고, 자매도 마찬가지로 증언했다. 하지만 법원은 현씨가 답을 유출한 게 맞다고 판단해 유죄를 확정했다. 실제 2017년 교내 중위권이었던 자매는 교내 최상위권으로 성적이 급상승했지만, 모의고사나 학원 성적은 전과 비슷했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풀면서도 풀이과정을 기재하지 않고 정답만을 기재했다. 서술형 정답을 시험 전에 핸드폰 메모장에 미리 저장해 둔 점도 발견됐다. 출제교사가 잘못 적은 서술형 ‘정정 전 정답’을 전교생 중 쌍둥이만이 기재하기도 했다.

sang@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