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폭우 겹악재에 고사 위기…패션시장 15년 만에 최저 성장률 전망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국내 패션시장의 하락 추세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상당수 패션 기업이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한 번에 분출하는 ‘보복적 소비’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마저 긴 장마에 꺾이면서 “올해 장사는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트렌드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코리아 패션 인덱스 리서치(KFI)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39조4376억원대로 전망된다. 41조6441억원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5.3% 역성장해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인 0.9%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증감률로 따지면 전년 동기 대비 –9.3%까지 떨어졌던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다.

반기별로는 올 상반기 16조7598억원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패션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감소와 내수 위축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들은 줄줄이 적자를 냈다. KF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패션 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급감했다. 대상 기업 37곳 가운데 32곳의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5% 감소해 23곳이 적자를 봤다.

서울 한 백화점의 모습 [연합]

하반기는 전년 대비 3.6% 감소한 22조6777억원대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이 4월부터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 6월과 7월부터 보복적 소비가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한 달째 이어진 장마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하반기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제야 소비 심리가 살아나나 기대했는데 긴 장마로 하반기 장사까지 망쳤다”고 밝혔다.

복종별 시장도 뒷걸음질칠 것으로 관측된다. 캐주얼복과 가방 시장은 작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캐주얼복 시장은 작년보다 1.7% 줄어든 2721억원대, 가방 시장은 지난해보다 3.9% 감소한 1146억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스포츠복은 8.5% 역성장한 5627억원대, 여성정장은 17.3% 감소한 5147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정장, 아동복, 속옷 시장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국내 패션 시장의 성장 방해 요소였던 코로나19가 진정될 것과, 고용시장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5.3%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다”면서 “예상치 못한 긴 장마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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