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지지” 군중에 말없이 ‘엄지 척’…홍콩 반중매체 사주 지미라이 하루 만에 석방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 하루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빈과일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을 향해 라이가 두 엄치를 치켜들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反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지 하루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12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는 체포 36시간 만인 11일 오후 11시께 3만7600달러(약 4454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홍콩 경찰서 밖으로 걸어 나왔다.

라이의 석방 현장에 모인 수십명의 지지자들은 “빈과일보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제목의 1면 기사가 담긴 빈과일보 신문을 흔들며 “빈과일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구호를 외쳤다.

라이는 지지자들을 향해 아무 말도 남가지 않았지만, 검은 벤츠 승용차를 타고 떠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앞서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10일 오전 홍콩 호만틴지역에 있는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외국 세력과 결탁했다며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또, 200명이 넘는 홍콩 경찰이 오전에 정관오지역에 있는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최고경영자(CEO) 청킴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 등을 체포했다.

현지 매체인 홍콩 명보는 홍콩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던 10명 가운데 7명이 11~12일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전했다. 라이와 함께 구속됐던 두 아들과 빈과일보 경영진 3명도 풀려났다.

이날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우산혁명’ 당시 학생 조직 지도부였던 아그네스 차우(周庭) 전 데모시스토당 상임위원도 체포 24시간 만에 20만홍콩달러(약 3058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날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우산혁명’ 당시 학생 조직 지도부였던 아그네스 차우(周庭·사진) 전 데모시스토당 상임위원도 체포 24시간만에 20만홍콩달러(약 3058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로이터]

차우는 석방 직후 “정치적 탄압”이라며 “아직도 내가 왜 체포됐는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콩 사법부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 당국이 체포한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잇따라 보석을 허가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보안법을 만들면서 “재판관은 범죄 혐의자나 피고가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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