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랠리 펼친 은행지주…주가상승 ‘반짝’ 그치나

금융주가 주가가 연일 강세다. 나쁘지 않은 2분기 성적표를 낸 은행들에 순환매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저평가’라는 긍정론과 ‘부실 위험 경계’라는 신중론이 엇갈린다.

8월 들어 11일까지 금융업 주가는 10% 이상 올랐다. 주식거래 폭증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된 증권주의 기여가 컸지만, 은행지주 상승세도 그에 버금갈 정도다. 보험주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탄력이 높아졌다. IT와 바이오에 집중됐던 증시 자금이 화학, 자동차, 철강 등으로 유입되면서 순환매 국면이 만들어졌고, 자연스레 금융주도 수혜를 입은 모습이다. 관건은 추가 상승 여력이다.

긍정론은 양호한 2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6876억원으로 5000억원대 후반인 증권가 전망치를 15% 이상 웃돌았다. KB금융과 신한지주 또한 같은 기간 전망치를 웃도는 9818억원, 873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긴급자금수요 증가에 따른 대출 성장, 비이자이익 선전이 실적개선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여기에 비은행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성적을 낸 점도 한 몫 했다.

연체율 상황도 나쁘지 않다. 6월말 기준 시중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월대비 소폭 낮아진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로 3~5월 사이 연체율이 높아졌지만, 적극적인 연체율 관리와 유동성에 힘입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락세를 걷던 순이자마진(NIM)도 7월 들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낮아진 금리수준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NIM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약화되고 있고, 저금리 핵심예금 유입 현상 등이 7월에 이어지고 있다”며 “ 대부분 은행들의 월중 NIM은 6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부 은행의 경우 7월 NIM이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금융지주 주가가 그동안 저평가돼있다는 점도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4대 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장에서 0.4배 아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 가치에도 못미칠 정도로 저평가돼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2분기 실적개선을 이끈 요인들이 지속될지 두고봐야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까지 높았던 매당 매력도 올해에 유지될 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해 NIM을 끌어내리고 있는 금리 바닥이 언제일 지, 대손충당금은 얼마나 더 쌓아야 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분기 비은행· 비이자부문의 실적은 유가증권 매매 평가이익이나 증권 및 신용카드 수수료 개선 때문인데 3분기 이후에도 이런 기조가 지속될 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서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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