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관의 광복절 기념사…”소련군이 한민족 日 식민지배에서 해방”

주일러시아대사관이 최근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해 SNS에 게시한 그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오는 15일로 예정된 제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러시아가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하며 “과거 소련군이 한민족을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과의 과거사 분쟁을 의식한 듯 일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선 러시아는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두고 “새디즘”이라고 평가했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은 13일 광복절을 맞아 발표한 ‘제2차 세계 대전에서의 소련의 역할’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격파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에 평화와 자유를 선사하는 일에 누가 앞장섰는지에 대해 상기하고자 한다”며 “소련군이 한민족을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나게 했다”고 했다.

“한반도 영토 내에서 일본군에 맞서 전투를 벌였던 군대는 오직 소련의 제25 군과 태평양함대뿐으로, 미국의 군부대가 한반도에 처음 상륙한 것은 1945년 9월 8일로 이미 일본이 항복문서에 사인을 한 후”라고 강조한 러시아는 “소련 지도부와 군사 당국의 단호한 행동이 한반도와 중국의 방대한 영토를 일본군의 지배로부터 해방하는 데 기여했다”며 “소련군이 가장 전투력이 막강했던 일본의 연합지상군을 대상으로 전격전을 펼친 덕분에 일본의 투항 문제가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한국에서의 광복절인 8월 15일은 우리 민족들이 침략자에 맞서 싸운 역사를 떠올릴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우리가 광복절을 함께 기념함으로써 러시아와 한국 간 양자 관계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했지만, 내용 중 대부분은 당시 일본군 만행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러시아는 “소련의 대일전은 정의와 자유를 위한 전쟁이었다. 우선 소련의 대일전으로 역내 많은 민족들이 수십 년 동안의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일본군이) 벌인 테러 행위는 매우 극악무도했고, 새디즘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각종 반인륜적 고문 행위, 괴롭힘, 사체 훼손 등을 동반했다”고 비판했다. 일본과 아직까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 열도에 대해서도 일본에 대한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일본 우익세력이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 내용에 반영된 것 같다”며 “과거사 문제를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함께 일본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일본주재 러시아대사관은 과거 일본군과의 전투 승리를 기념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찢어진 일장기 그림 등을 함께 게시해 일본 정부로부터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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