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뺨치는 골프회원권…은행PB 문의 쇄도

골프장 회원권 시장이 난리다. 코로나19로 골프 수요가 국내에 집중되면서 회원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은행들까지 뛰어들었다. 고객들이 자산관리(WM) 차원에서 프라이빗뱅커(PB)들이 서비스를 요구하면서다. 일부 회원권 거래소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투기적 거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 WM 고객들은 투자자산에 골프장 회원권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은행에서 회원권을 거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PB들에 관련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A은행 PB는 “현금이 많은 자산가 고객들이 최근 골프장 회원권에 관심이 높다”며 “회원권 가격이 치솟으니 대체투자 자산으로 인식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B은행 PB는 “여유 자금을 활용해 골프장 회원권을 추가로 구입하거나 새롭게 구입하려고 한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자산가들 사이에서 골프장 회원권이 화제가 되면서 회원권 거래소 등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내 최대 골프장 회원권 거래업체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발표하는 ‘에이스피(ACEPI)지수’는 12일 현재 1009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1000 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2011년 8월 11일(1001.1) 이후 꼭 9년 만이다. 에이스피지수는 2005년 1월 1일의 회원권 시세를 기준(1000포인트)으로 매일의 호가 등락을 표시한 회원권 시세 표준화 지수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애널리스트(본부장)는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니 국내 골프장에 부킹 대란이 일어나자 회원권 실수요가 늘어났다” 고 말했다.

이날 비전힐스(42500) 회원권은 연초 대비 4억3000만원 오른 9억원을 기록했다. 이스트밸리(59000) 회원권은 같은 기간 3억6000만원 올랐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수 억원의 매매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골프장 회원권에 대해 ‘거품 우려’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2015년 말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골프장 회원권은 급락했었다. 최근 골프장 이용요금 크게 올라 신규 골프 인구 유입이 제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완화될 경우 골프 수요가 해외로 분산돼 국내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골프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골프장 회원권 거래소)에 고점 매물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코로나19 특수가 아직은 회원권 가격을 떠받치고 있지만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 “너무 가파르게 올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며 “값이 오를 수록 수수료도 커지는 점을 노린 일부 회원권 거래소의 공격적인 영업이 투기적 수요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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