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요건 보니…윤종규, 3연임 맞춤형 후보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면서 내놓은 주요 기준이 금융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내용들이 대거 반영되어서다. 기준 발표와 함께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헤럴드경제는 2014~2020년 KB금융 회장추보추천위원회의 자격 요건을 대조분석했다.

지난 2014년 KB금융 회장의 핵심 자격요건은 ‘조직 내 친화력’이었다. 최고경영자간 내홍을 겪었던 탓이다. 윤 회장은 KB금융 부사장으로 있을 당시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선호 후보로 뽑혔었다. KB 금융경력이 7년과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 등 요직에 지낸 것으로 ‘KB조직 이해도·금융 전문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7년에는 ‘지배구조 개선’과 ‘회장과 은행장 분리’가 핵심 요건이었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다툼 끝에 동반 불명예 퇴진한 ‘KB사태’ 이후 지주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직해왔다. 윤 회장은 2017년 차기 회장후보 쇼트리스트 발표를 앞둔 같은 해 9월 “은행장 겸임에 대해 이사회와 이미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당초 지주회장과 은행장 겸직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공교롭게도 ‘회장과 은행장 분리의지’는 이후 회추위가 설정한 차기 회장 조건과 동일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올해 자격요건에는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 실천의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위기대응능력’이 새롭게 추가됐다. 윤회장은 지난 5일 ESG 투자규모를 기존 20조 원에서 50조 원까지 확대하는 ‘KB 그린웨이(Green Way) 2030’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3월에는 ESG위원회를 설립했고, 이후 그룹 계열사들이 ESG채권을 앞다퉈 발행하고 있다.

금융권에 몰아닥친 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이 비켜선 것도 윤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금융투자상품을 선정하는 8단계 절차를 적용해 금융감독원에 ‘모범사례’로 평가받았다. 안정적 경영으로 2·4분기 실적 1위를 달성한 것도 윤 회장의 능력으로 평가될 만하다.

한편, 디지털혁신과 이에 걸맞는 인사개편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지난 6월 KB금융은 카카오와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를 합작설립하기 위해 보낸 직원 15명이 복귀하지 않는 ‘굴욕(?)’을 맛봤다. 당시 한 직원은 “준공무원같은 조직문화가 답답해 이직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이번 회장직 요건 선정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주주나 이해관계자(노조, 직원 포함)들에게 차세대 CEO요건 및 KB금융의 과제에 대한 의견청취를 진행한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공정성을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은 회장 후보자군 평가의 기준이 될 회장 자격요건과 추천 절차 세부 준칙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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