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75주년]’3대가 가난한’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현실…부끄러운 ‘자화상’…보훈처만 ‘장관급’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아직 시간이 부족한 탓일까.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가난하다’는 말은 광복 75주년이 된 2020년에도 여전히 유효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독립유공자에 대한 처우 개선에 힘을 쓰고 있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히 고달프기만 하다.

14일 국가보훈처의 ’2018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 서울시 등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75.9%가 비경제 활동인구에 속했으며 66%는 소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언론사가 독립운동가와 후손들 모임인 광복회원 6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또 독립유공자 후손 대부분이 보훈 관련 지원금에 크게 의존하고 경제 활동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의 나이도 이제 90대, 70대에 이르는 노인층이고 투병·투약하는 경우도 70%를 넘어선다.

육체적인 건강에도 문제가 있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독립유공자 중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응답은 전체의 79.7%에 달해 일반인(54.4%)보다 현저히 높았다.

국회입법조사처 경선주 조사관은 “이들에 대한 의료지원이 주로 신체적으로 드러난 부상 또는 질병의 치료에 집중됐다”며 “자살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건강 영역에 대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사람 역시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 기준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사람은 1만 5689명인데 독립운동에 참여한 인원이 300만명(순국자 수 15만명)에 달한다는 것을 볼 때 아직 현저히 적은 인원이다.

독립유공 훈장을 받은 이들의 연령, 경제 수준, 직계가족에 대한 자료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후손임을 모르고 사는 이들도, 후손임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수천건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100대 국정 과제로 선정했고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며 갖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독립유공자 발굴과 관련해서도 955명을 새롭게 발굴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독립유공자 본인과 그 유족의 상당수가 이미 사망했거나 고령이고 독립유공자 후손의 3~4대가 이미 지나고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 현재 보호대상이 되는 유족의 범위는 배우자, 자녀, 손자녀 등 3대다.

정철호 안동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독립유공자제도의 보호대상 요건과 범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란 논문을 통해 “현재 독립유공자제도의 존재마저 위기를 맞을 상황에 처해 있다”며 “현행 독립유공자제도는 독립유공자의 요건과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애국가 부르는 독립유공자 후손들
12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법무부는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에 항일 독립운동을 펼친 박찬익, 강기운 선생 등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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