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주자 인터뷰]김부겸 “재정당국 고집 버려야…중도층 이반, 부동산 입법 탓”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현정·홍승희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14일 코로나19 경제 대책과 관련해 “관료들이 자신들의 도그마만 고집해선 안된다”며 재정 확대에 소극적인 기획재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선진국들이 왜 현 시점에서 금과옥조와 같이 여기던 재정 건전성에서 벗어났는지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심상치 않은 민심 이반 조짐에 대해선 “당이 해결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협치에 대해선 “미래통합당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독주 이미지를 씌우려는 정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각을 세웠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의 지지율이 4년 만에 야당에 역전된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부동산 대책, 젠더 이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중도층의 크게 움직인 것 같다. 국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결과물을 주지 못한 것이다. 당이 주도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당이 국민들의 고민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결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부동산 입법 후폭풍이 거세다.

▶혼란을 너무 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임대차보호3법과 부동산3법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여서 국회가 시간을 끌었다면 타이밍을 놓쳤을 것이다. 유감스러운 건 야당이 이런 법조차 정쟁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전세 시장에 어떻게 혼란이 온다는 건지 묻고 싶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다 얽혀있다. 일시적인 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정부의 의지가 확실한 만큼 곧 안정될 것이다.

-여야의 협치, 어떻게 보나?

▶20대 국회에선 양쪽의 힘이 팽팽해 아무것도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선 국민들이 다수 세력과 소수 세력을 구분 지어줬다. 국민들이 다수 세력엔 책임도 묻고, 소수 세력엔 경쟁·협력하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에 협조하지 않더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유로 공수처 출범도 막고 있다. 통합당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독주 이미지를 씌우려는 정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통합당이 새 정강정책 첫 조항에 기본소득을 넣었다.

▶좋다. 토론을 제안하고 싶다. 우선 지속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기본소득이 지속 가능하려면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기본소득보단 특수고용직이나 노동자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시급하다. 전국민고용보험제부터 시작해서 기본소득을 논의해야 한다.

-4대강 사업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금 현장에서 고통 당하고 있는 국민들에겐 너무 한가한 소리다. 재난 수습이 끝난 뒤 필요하다면 토론을 하는 것이 맞다. 재난 피해 복구가 우선이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코로나 대책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재정 정책 방향을 어떻게 보나?

▶선진국들이 왜 현 시점에서 금과옥조같이 여기던 재정 건정성에서 벗어났는지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국가는 GDP의 10%가 넘는 재정을 투입한다.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재무 관료들은 자신들의 도그마에 깊이 빠져있다. 재정 당국은 예비비로 수해 피해 복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장에 가보면 다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봐야 도로, 다리, 철도 등을 복구하는 정도다. 개인의 피해 보상은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런데 재정 당국은 “우리가 왜?”라고 한다. 국민이 절망에 빠져있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자신들의 도그마만 고집해선 안된다.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등 공정경제 분야 입법에 대한 기업들의 경영 위축 우려가 있다.

▶어떤 정권도 국민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는 기업들을 못살게 굴지 않는다. 하청에 대한 갑질 등을 규제 하겠다는 것 뿐이다. 대기업들이 상생 협력을 지키지 않으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진다. 기업의 불법적인 관행을 조속히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더 이상 그런 길은 갈 수 없다.

-내년 재보궐 선거 전에 당 대표가 바뀌어도 선대위 체제로 나서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내년 재보궐 선거는 당의 명운이 걸린 선거다. 차기 지도부가 국민들로부터 쏟아질 비판을 온몸으로 막아줘야 한다. 선대위원장이 과연 어떻게 정치적인 책임을 질 것인가. 내년 재보궐 선거를 시작으로 사실상 대선이 시작된다. 이를 고려한다면 (선대위 체제 방식은) 너무 쉬운 판단이다.

-이해찬 대표 체제를 되돌아볼 때 차기 지도부가 개선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

▶그 동안 당이 ‘원팀’이 되는 과제에 집중했다. 열린우리당 당시의 경험 때문이다. 이 대표가 당의 안정성을 구축했다면, 새 지도부는 다양성이 표출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의원들의 정책적 아이디어를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민생을 책임지는 게 당의 역할이다. 다만 당의 정체성이 중구난방으로 비춰져선 안된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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