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기자금 271조원 증시로 향할까

은행에서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이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증가, 잔액이 27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이 예금의 회전율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시중 유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아직 자산시장으로 편입되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 등 금융투자를 위한 예비 예탁금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말 국내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271조3120억원으로 전기대비 무려 28조1000억원이 늘었다. 잔액과 증가폭 모두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1970년 이후 최대다.

요구불예금은 지난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18조6000억원이 늘어 올 상반기에만 총 46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작년 상반기(11조3000억원) 증가분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예치 기간 약정 없이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없이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은행 내 금고라도 볼 수 있다. 특히 사실상 이자가 사라진 최근의 금리 조건에선 더욱 그렇다. 따라서 그럼에도 이 예금이 크게 증가했단 것은 그만큼 투자처를 결정하지 못한 관망성 자금이 많이 쌓인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예금 규모의 가파른 증가 속도에 비해 출납은 원활하지 못해 이 예금의 회전율은 2분기 17.1(회/월)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예금회전율이란, 기업과 가계가 일정 기간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히 돌고 있는지는 보여준다. 인출 금액의 합을 계좌의 평균 잔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현재 개인 매수 행렬이 국내 증시 상승력 상당 부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기성 자금까지 투입될 경우 주식 시장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단 관측이다.

이미 주식 시장의 바운더리 내에는 증시 편입을 코 앞에 둔 자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쌓여있는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12일 현재 50조2995억원을 기록하고 있고,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에서 빌린 신용거래융자잔고도 15조6287억원까지 올라와 있다.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이다. 서경원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