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이 잡놈?”…은수미 “386세대는 물러가야될때”

은수미 성남시장.[리빙센스 제공]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 “3억줄께 한국 떠나라” 오래전 은수미 성남시장의 오빠가 여동생을 위한 제의를 아직도 기억한다. 은 시장은 “집안이 어려운 편이 아니었다. 사노맹 사건 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자 오빠가 한국에서 살수 없을 것이다. 지금떠나라고 나를 살리기위해 제안한 일을 지금도 기억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을 떠나지 않았다.

호우피해에 코로나19로 지친 은수미 성남시장이 잠시 짬을 내 오랫만에 점심식사나 하자고 해 만났다. 이재명 지사처럼 백발은 아니지만 새치에 흰머리가 간혹 보였다. 혹시 염색을 전부해야하는 ‘백발 할머니’가 아니냐는 농담에 손사래를 저으며 이 정도가 흰머리 최고치라고 했다. 얼굴에는 화장기가 전혀없었다. 립스틱도 없었고 얼굴엔 피곤함이 역력했다. 소위 보톡스 등 ‘자본주의’ 손길이 닿지않아 잔주름도 유난히도 많이 보였다.

호우피해에 코로나19 방역에 정신없는 우리나라 한 지자체장의 대표 민낯이 드러났다. 은 시장은 이날 유난히 열변을 토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 이재명 지사 얘기에 염태영 수원시장 최고위원 후보 지지 발언도 했다. 정치입문기도 거침 없없다. 이만하면 여자대장부로 손색이 없었다.

은 시장은 이날 대화를 주도했다. 즉문즉답, 까다로운 질문에도 짧고 분명하게 답했다. 정치현실에서 부지런히 공부하며 쌓은 내공이 잘 드러났다. 그는 많은 수난의 세월을 견뎠다. 강릉교도소에서 6년간 옥살이를 했고, 감옥을 나와 서울대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네에선 천재였다.

늘 가슴 한켠에 풀리지않는 질문이 남아있다. “정치하는 이유가 뭐냐”라는 질문을 늘 자신에게 수없이 던진다. 하지만 아직도 명쾌한 해답을 내리지 못내렸다고 했다. 어쩌면 명쾌한 해답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는 순수한 모습에 정치꾼보다 정치가라는 인상이 강력했다. 진정한 리더쉽 정의도 내렸다.

그가 말한 대목 중 ‘잡놈’라는 용어가 많이 나왔다. 얼핏 들어보면 잠룡을 잡놈으로 우회 표현한 듯했다. 꼭 대권주자가 아니더라도 정치권에는 잡놈이 참 많다고 했다.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권에 입문할 것이라는 예언도 남겼다.

은 시장은 자신은 기성정치인이라고 고백했다. 젊은 신인들로 정치가 채워지고 그들의 의사가 국론을 유도하는 세상이 되어야한다고 했다. 그는 그들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싶다고 했다. 대화가 깊어질 수록 은 시장은 ‘입이 참 무거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말도 많고 비화도 많은데 노련한 질문에 방어력은 갑(甲)이 였다. 언어선택에 신중하고 노련했다.

은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이렇게 표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전에 두번씩이나 토론으로 엄청 싸워보기도 하면서 정들었다”고 했다. 은 시장은 김정숙 영부인과 인연이 깊다. 386세대는 주요 기득권 세력에서 이젠 물러날때가 됐다는 발언도 서슴치않았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욕심없고 포용력이 넓은 사람”이라고 했다. 넥타이도 촌스러워서 넥타이를 김정숙 영부인을 통해 보내기도했다고 했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그가 전문가 강의를 하면서 알게됐다”고 했다. 그는 남들이 독종 등 좋지않은 시선으로 보고있는점도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 사회는 아직도 여성에 대한 대우가 멀었다”고 했다. 대법원 선고도 끝났고 다시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오늘 말하지 못한 비화를 알아보기위해 우회 질문도 던졌지만 늘 실패했다. 하지만 언젠가 꼭 공개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터지만 핵폭탄급 정도 될 듯 싶었다. 오늘 만난 은수미 화법은 사건을 인물과 엮는 방식이었다. 은수미 시장은 영화를 좋아하고 반려묘 ‘핑꼬’와 수다떠는 평범함을 선호한다. “성남뿐만 아니라 국민이 평온한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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