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원 주고 산 신발이 가짜?” 가품 논란 휩싸인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크림에서 정품 인증을 받았던 최씨의 나이키X오프화이트 조던 신발. [사진=독자제공]

# ‘정품과 상이한 부분이 있어 위조품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얼마 전 최유현씨(가명·26)는 일본 유명 스니커즈 리셀(resell·되파는 행위) 플랫폼 ‘snkrdrunk’ 에 서 신발을 팔려다 당황했다. 지난 4월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CREAM)을 통해 산 130만원짜리 중고 나이키 신발이 가품 판정을 받았기 때문.

최씨는 “크림에서 산 상품들을 해당 플랫폼에 판매한 적이 있어 그런지 더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현재 최씨는 스니커즈 전문가에게 정품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대형 유통사가 뛰어들 정도로 스니커즈 리셀 시장 ‘판’은 커졌는데 소비자들의 불안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리셀 플랫폼에서 구입한 일부 제품들이 가품 논란에 일면서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탓이다. 스니커즈 리셀 시장의 짧은 역사로 인한 상품 데이터 부족과 검수 구조의 헛점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허점 있는 검수 시스템…가품 못 거를 가능성 有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일부 상품들이 가품 논란에 휩싸였다. 최씨의 사례처럼 정품이라고 믿고 산 제품이 해외 온라인몰에 되팔려고 보니 가품으로 판정돼 판매가 어려운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최근 리셀 시장이 1020의 신종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어 피해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스니커즈 정품 여부는 사람이 하는 검수 시스템·상품에 대한 데이터 부족으로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리셀 플랫폼은 자사가 영업한 신발 전문가들이 정·가품 여부를 먼저 판단하고, 사용감 등 상태를 점검하는 식으로 상품 검수를 한다. 판단 기준은 신발 구조, 냄새, 재질, 인솔(insole·깔창) 그리고 상자까지 다양하다. 다만 구체적으로 몇 명의 전문가가 어떤 방법을 동원해 상품을 판단하는지는 영업비밀 차원에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스니커즈 감정으로 매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코비진스’ 곽지원(42)씨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신발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100% 완벽하게 상품을 가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품에 대한 데이터 부족한 점도 있다. 스니커즈 정품을 여부를 판단하기 시작한 역사가 짧아서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는 올해 3월에 플랫폼을 출시했다. 그렇다보니 오랫동안 정가품을 가려온 샤넬·구찌와 같은 명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적된 정보가 적다. 익명을 요청한 리셀 플랫폼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상품에 대한 데이터가 적은 편”이라며 “전문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를 만들어서 정품을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믿고 구매했는데” 신뢰 깨지면 이용자 이탈할 수도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 '크림'(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무신사 '솔드아웃', 서울옥션의 '엑스엑스블루', 그리고 최근 롯데백화점과 업무제약을 맺은 '아웃오브스탁' [사진출처= 구글 플레이]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정품도 가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OO(스니커즈 브랜드 이름) 퀄’ 문제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신발 제품 특성상 정품임에도 불구하고 바느질이 엉성하거나 하는 경우, 브랜드 이름을 따 ‘나이키퀄’ 등으로 불린다. 운이 나빠 상품 질이 낮은 정품을 구매하면 플랫폼 등록을 거부당하거나 가품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롯데백화점과 업무제약을 맺은 ‘아웃오브스탁’의 경우 정품 여부와 상관없이 상품 질이 좋지 않을 경우 판매 등록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플랫폼 불신이 생길 경우 사업 운영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 형성 초기인데다 검수 과정 또한 불완전해 신뢰가 없으면 소비자는 상품 거래를 꺼리게 된다. 허나 이번 가품 논란으로 중소·중견 기업들이 경쟁하던 리셀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었음에도 그만한 믿음을 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최씨는 “리셀 시장이 과열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일로 업체를 무조건 믿을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긴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리셀 플랫폼들은 가품에 대한 규정이 있다. 구매한 상품이 가품으로 판정될 경우 네이버 크림은 300%, 무신사 솔드아웃은 3배로 보상을 해준다. 다만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상품이 가품임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고, 정품임을 증명해야 해서 보상이 쉽지 않다. 네이버 스노우 크림 측은 가품 논란에 대해 “해당 이슈에 대해 알고있며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