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삐라·헤엄월북’ 격랑의 이산가족 상봉…“민간차원까지 막혀 답답”

2015년 10월 북한 금강산에서 이뤄진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급격한 남북 경색의 영향으로 정부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그간 이뤄졌던 민간 차원의 교류 역시 힘들어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15일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국내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사람은 총 13만3395명으로, 생존자는 총 5만1079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90세 이상 1만2972명(25.5%) ▷89~80세 2만149명(39.6%) ▷79~70세 1만509명(20.7%) ▷69~60세 4170명(8.2%) ▷59세 이하 3055명(6.0%)으로 집계됐다.

1985년부터 올해까지 이뤄진 당국 주도의 방남상봉은 331건(2700명), 방북 상봉은 4024건(1만8061명), 서신 교환은 679건(명)으로 나타났다. 민간 주도의 경우 상봉은 1757건(3418명), 서신 교환은 1만1638건(명)으로 서신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접하는 경우는 당국 차원보다 민간 차원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로 북중 국경이 폐쇄되고,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헤엄 월북’ 등 급격히 남북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현재는 민간 차원의 서신 교류도 어려운 실정이다. 남북이산가족협회 측은 그간 민간 차원에서 개인이 주도하는 교류도 꾸준히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송낙환 남북이산가족협회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평상시에도 이산가족 문제가 원활하게 된 적은 없었지만, 지금은 특히 코로나19로 북중 국경이 완전히 폐쇄 상태이다 보니 이 같은 민간 차원의 통로마저 사라졌다”며 “지금 이산가족들은 길이 다 막혀 있어 답답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민간차원의 방법’에 대해 “분단 이후로 역대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이산가족이 상봉한 경우는 몇 번 없어 가족들을 만나고 싶은 희망을 늘 지닌 가족들이 자연스레 북쪽과 통하는 기로를 모색했다”며 “그렇게 정부 간 합의 없이도 개인들의 합의로 소식을 주고받는 민간 차원 상봉이 생겨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회장은 “민간 차원으로라도 가족들을 만나거나 서신을 주고받으면 대부분은 두말 할 것 없이 ‘소원을 풀었다’는 반응”이라며 “정부 차원의 상봉은 이후 소식을 주고받는 것도 힘들지만, 민간이 중간 통로 역할을 하게 되면 헤어진 다음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다시 연락을 주고받자는 약속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딱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상봉은 가족들이 다시 헤어져버리면 그만이므로 다시 막막해 진다”며 “어떻게 보면 안 만난 거 보다 더 힘들다는 분도 계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송 회장은 “분단 이후로 현재까지 어쩔 수 없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역할도 무시 못 하게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그나마 노력을 해서 이런 식으로라도 연락을 주고받던 형편에서 최근에 여러 사정 탓에 남북 간 관계가 다시 끊겨 이산가족들은 정치적인 것을 떠나 정말로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복 75주년인 이날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7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이산가족 상봉·실향민 상호 방문을 늦지 않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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