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산업에서도 인종차별 논란

보험연구원 자료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국에서 최근 인종차별 논란이 확대되는 가운데 보험산업 내에서도 같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감독당국이 대응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험연구원 정인영 연구원은 ‘보험산업의 구조적 인종차별 논란’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보험내 구조적 인종차별(Systemic Racism)에 대한 평가를 진행중이라라고 밝혔다.

구조적 인종차별은 인종차별이 오랫동안 누적되면서 제도로 정착되고, 차별화된 제도와 관념이 사회시스템 전반에 걸쳐 구조화된 것을 의미하다. 이는 합리적 사유 없이 인종에 따라 개인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직접적 차별과 구분된다.

빈곤, 교육 불평등, 열악한 주거환경, 의료시스템 접근 부족 등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면서 구조적 인종차별이 발생한다. 개인의 소득수준과 코로나 19 감염률 관계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미국의 중위소득 이상의 지역사회에서 비백인이 백인에 비해 코로나19 사망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개별 주법에 따라 보험사가 인종, 종교, 국적을 기준으로 요율이나 보험적용 대상을 결정할 수 없어 명시적 차별은 없다. 하지만 미국소비자협회(CFA) 등은 보험요율 산정 과정에서 구조적 인종차별이 있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CFA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 산정 시 개인의 운전기록과는 무관한 일부 사회·경제적 요인이 인종에 대한 대리변수로 활용되고 있다. 주택소유 여부, 혼인상태, 학력, 신용점수 등이 자동차보험 요율 산정 시 반영돼 사고기록이 없는 흑인운전자가 동일 조건의 백인운전자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보험료가 할인되는데, 이를 적용받는 인종 집단 내 백인이 69.6%, 흑인이 41.4%로 나타났다. 반대로 신용점수가 일정 수준(620점) 이하일 경우에는 보험료가 할증되는데, 적용 비중이 백인 5.4%, 흑인 21.3%로 격차가 크다.

특히 최근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복잡한 알고리즘이 특정 집단에 대한 편향과 차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인영 연구원은 “실제로 캘리포니아주보험감독청은 보험회사들이 유색인종 또는 저소득층에게 더 높은 자동차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차별적인 보험료 책정을 억제하기 위한 규칙을 제안하기도 했다”면서 “보험감독당국이 보험산업 내 존재하는 차별적 요소를 식별·제거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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