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의 이재갑 교수 “대구경북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

16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 출입 통제 및 집회 금지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가 최근 서울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폭증세와 관련해 “대구경북 때보다 위험한 상황”이라며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국 2단계, 서울수도권 3단계로 격상할 것을 주장했다.

이재갑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확진자가 267명. 본격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할 때가 된 것같다"며 "환자가 많아지면 역학조사 추적에 한계가 생기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스스로 보호하는 수밖에 없다. 정말 정신 번뜩 차려야할 때이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전국 2단계, 수도권 3단계로 빨리 올려야 2주 후 그나마 나은 상황을 볼 수 있다"며 "대구경북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같이 하지 않으면 어렵다. 정치적 성향히 다르더라도 방역에는 동참해주셔야한다"고 호소했다.

[이재갑 교수 페이스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79명이다.

14일(103명), 15일(166명)에 이어 또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사흘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만 548명이다.

신규 확진자 200명대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정점(2월 29일 909명)을 찍은 직후 여전히 확산세가 거세던 3월 초 수준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지역 교회 등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전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광복절 집회까지 열린 터라 자칫 이번 광복절 사흘 연휴(15∼17일)가 코로나19 유행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279명 가운데 해외유입 12명을 제외한 267명이 지역발생이라는 점이다. 이중 서울에서 141명, 경기에서 96명이 나와 두 지역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2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지만, 이 교수는 전국적으로도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서울 수도권은 3단계까지 올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원이 되는 일부 교회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방역 당국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에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고, 집단감염 이후에도 검사와 역학조사 등 방역 협조를 거부하고 있어 방역 당국이 큰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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