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애국가 부정 등 무도” vs “통합당 과녁, 아베총리 돼야”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16일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미래통합당은 "무도하다"고 평가하면서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여권은 공식반응은 자제했지만 개인 의원들의 지지 발언이 잇따랐다.

"국민 이간질이 바로 매국행위", "토착왜구 프레임"

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초대 임시정부 대통령을 이름만으로 부르고,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를 부정하고, 현충원의 무덤까지 파내자는 무도한 주장을 했다"며 "그가 언급한 내용이 국민화합을 선도하는지, 회원들의 뜻을 대표하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독립운동 정신의 본산을 사유화하는 김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좌파의 우파 공격 핵심 전술인 친일몰이가 초대 대통령과 애국가마저 부정하는, 즉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우파가 좌파를 빨갱이로 좌파가 우파를 토착왜구로 단죄하는 세태가 지속한다면 대한민국은 결코 미래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을 이간질하는 것이 바로 매국행위"라며 "광복의 벅찬 감격마저도 편 나누어 찢어 발기고, 증오하고, 저주하는 기념식이 왜 필요하냐"고 날을 세웠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 회장이 민정당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광주학살의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나. 이러니 대한민국 역사가 왜곡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김원웅씨의 도발적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 역사와 보훈의 문제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꼬집었다.

與 공식논평 없지만…통합당 비판 줄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개인 차원에서 김 회장을 지지하며 통합당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의 발언은 물론 대변인 등 당 공보 책임자의 논평도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식 논평을 낼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에서 "김 회장은 왜놈들과 피흘리며 싸운 아버지를 가졌다"면서 "친일을 한 자와 친일을 비호한 자들에 대해선 무슨 말이든 할 자격이 있다"고 두둔했다.

이 의원은 "너희들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다가 왜놈들에게 뺨 한 대만이라도 맞았다면 또 모르겠다"라고도 썼다가 나중에 이 대목은 삭제했다.

소병훈 의원도 "제1야당에서 반민족행위 청산 주장에 이리도 불편해하는 현실은, 아직 진정한 광복이 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통합당 인사들은 당장 순국선열 애국지사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희 의원은 "통합당은 '공산당 때려잡자'의 반의반이라도 친일청산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면서 "친일청산 주장이 어렵다면,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계시는 것이 광복절날 예의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한병도 의원은 "통합당 뿌리인 자유당을 만든 이승만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한 정치적 알레르기 반응"이라며 "통합당이 겨냥해야 할 과녁은 김 회장이 아니라, 전범 합사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낸 아베 총리가 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호 의원은 "1945년 8월 14일 이후 나라를 위해 무슨 공헌을 했건 그 사람은 친일파"라며 "지금껏 원희룡 제주지사의 말과 맥을 같이 하는 논리들 때문에 이 땅의 친일파가 오히려 훈장 받고 떵떵거리며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전날 제주시의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 회장의 기념사를 듣고 즉석 연설을 통해 "모두가 독립 운동에 나서진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라며 "이편저편을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받아야 되는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유기홍 의원은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통합당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면서 "일본은 규탄하지 않고, 광복회장만 공격하는 통합당은 과연 어느 나라 정당인가"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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