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성추행’ 외교관 귀국…자가격리 후 재조사 전망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필립 터너 대사는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던 외교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항의 및 면담을 위해 방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현지인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뉴질랜드 경찰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외교관이 한국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당사자의 자가격리가 끝나는대로 사건 경위를 다시 조사할 예정이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외교관 A 씨는 이날 현 부임지인 필리핀에서 귀국해 한국에 도착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3일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A 씨를 귀임 조치했는데, 14일 만에 귀국한 셈이다.

외교부는 귀임 지시 당시 “현지 코로나19 상황과 귀임해야 하는 A 씨의 이사 등 문제를 고려해 필요한 시간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귀임 지시와 동시에 보직이 없는 본부 근무 발령을 받았고, 방역 규정에 따라 귀국 후 2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외교부가 A 씨에 대한 귀임 지시를 내렸지만, 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벌어졌던 성추행 사건을 다시 조사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미 내부 감사를 통해 A 씨의 성추행 사실을 인지한 외교부는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A 씨에 대한 재조사와 징계에 나설 경우,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는 데다가 뉴질랜드 정부가 총리까지 나서 A 씨에 대한 송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부가 A 씨에 대한 재조사와 더 높은 수위의 재징계를 결정할 경우, 당시 징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셈”이라며 “뉴질랜드 측의 송환 요구도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2017년 12월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시절 현지인 남성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2월 A 씨가 근무지를 옮긴 이후 뉴질랜드 경찰은 당시 사건 수사에 나섰고, 지난해 A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한국 정부에 송환을 요구한 상황이다.

외교부는 뉴질랜드 측이 요구하고 있는 A 씨의 송환은 국제사법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A 씨를 송환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법부의 송환 결정이 먼저 내려져야 하는데, 이전에는 A 씨의 의사에 반해 강제 송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뉴질랜드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법절차를 요청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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