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안 ‘보트 밀입국’ 중국인들, 과거에도 한국 다녀갔다…‘조직 범죄화 가능성’

지난 5월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의 모습. 당시 보트 안에는 중국산으로 보이는 물품과 옷가지, 먹다 남은 음료수와 빵 등이 발견됐다. [태안해양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충남 태안 해안가로 소형 보트를 타고 밀입국해 군 당국을 긴장하게 했던 중국인 다섯 중 넷은 이미 국내 체류 경험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정에 밝아 밀입국 후에도 장기간 경찰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던 이들에 대해 경찰은 조직화 범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미래통합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소형 보트를 이용해 한국에 밀입국했다가 검거된 중국인 21명 중 17명은 한국 체류 경력이 있었다.

국내 사정에 밝아 경찰의 추적망을 피해왔던 이들은 검거까지 최장 300일이 넘게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5일 밀입국한 중국 허난성 출신 왕모(46) 씨는 밀입국 304일 만인 지난 7월 24일에서야 경찰에 검거됐다. 태안 해변에서 밀입국에 사용된 보트가 발견되며 지난 5월부터 경찰의 추적을 받은 밀입국자 중 일부도 최근까지 경찰 추적을 피해오다 지난 4일에서야 모두 검거됐다.

이들이 검거된 장소는 전남 목포시에서 6명, 전남 무안군에서 2명으로 전남 지역에서 검거된 인원이 총 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평택시와 경기 안성시 그리고 경북 문경시와 충북 음성군에서 각각 2명이 검거됐다. 이 밖에도 서울 영등포구, 경기 안산시, 강원 태백시, 광주 북구, 경남 통영시에서 각 1명이 검거되는 등 이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 수사 결과, 이들은 중국 허난성 출신의 밀입국 브로커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에서 많이 쓰이는 메신저인 ‘위챗’을 통해 희망자를 모집한 브로커는 지난해부터 보트를 이용한 밀입국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밀입국한 중국인 중 대다수(17명)는 중국 허난성 출신으로, 이 중 일부는 과거에도 밀입국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소형 보트를 타고 서해안으로 밀입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간 이들이 밀입국에 사용한 보트가 여러 차례 주민 신고로 발견됐지만 군과 해경은 밀입국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보트를 발견한 지 50여일 만에야 밀입국자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특히 군은 밀입국하는 보트를 레이더와 감시카메라로 13차례나 확인하고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이에 해경은 하만식 태안해양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고, 군 역시 경계 실패에 대한 내부 조사에 나섰다.

김 의원은 “불법 밀입국자가 300여일 이상을 국내에서 활개 치고 전국적으로 고르게 퍼져 있어 국민 안전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특히 중국의 특정 지역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는 등 조직화도 의심스럽다. 다시는 불법 밀입국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 경계에 더욱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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