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채 다닥다닥’…광복절 집회 ‘감염뇌관’ 되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지난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 목사가 주도한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대규모 확진 뇌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신자들이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전 목사까지 마스크를 벗고 15분가량 연설하며 다른 연설자들과 마이크를 돌려 사용하는 모습이 당시 방송 영상에 포착됐다. 아울러 전 목사의 연설이 끝나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한 집회 참가자 수십명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근처 카페에서 마스크를 벗고 몰려 있는 등 감염병 예방에 취약한 모습이 잇달아 목격됐다.

지난 15일 오후 광복절 대규모 집회에서는 전 목사를 추종하는 시위 참가자들과 보수단체 ‘일파만파’의 집회 참가자들이 종로구 동화면세점에서 광화문광장을 거쳐 경복궁역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광화문삼거리에 경찰 버스로 설치된 차벽까지 밀려들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서울청사 인근 카페에서 비를 피하거나 쉬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5시께 정부서울청사 근처 카페 두 곳은 시위 참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카페 유리창에 다닥다닥 붙은 십수 명의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음료를 마시며 창밖으로 시위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광화문광장 내 해치마당도 화장실을 찾는 시위 참가자들로 붐볐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화장실로 가는 길목이 좁아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사람 두 명이 드나들 법한 통로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대여섯 명씩 줄을 지어 들어가고 나오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에 대해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 집회도 집단 감염 우려가 충분하다”며 “집회 전후로 참가자들끼리 만나 식사를 하고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등 교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광화문 일대의 카페나 식당 등에서 감염자들이 머물렀다면 집단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자가격리 지침과 감염병 예방 수칙을 어긴 전 목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마치기도 전에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소환 조사도 어려울 전망이다.

전 목사의 감염병 위반·명단 비공개 혐의 조사는 격리 치료가 끝나야 가능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전 목사의 격리 치료가 끝나는 시점대로 소환 조사를 잡을 것”이라며 “전 목사 이외의 다른 신도들의 자가격리 위반 관련 추가 고발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29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린 서울지방경찰청은 광복절 집회를 강행한 주최자들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광복절 집회와 관련, 전 목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웃과 사회가 코로나 위험에 빠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동선과 대중의 보호를 외면하는 특권이 자칭 종교지도자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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