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시위에 한발 물러선 루카셴코…“권력 나눌 수 있어”

6선에 성공하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사진) 대통령이 야권의 대통령 선거 불복 시위에 개헌을 통한 대통령 권력 분점과 대선 재실시에 동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수도 민스크의 민스크바퀴견인차량(MZKT) 공장을 방문해 근로자와 면담하며 “권력을 공유할 용의가 있고, 이를 위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다”며 “이미 권력 재분배를 위한 헌법 개정 가능성을 검토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선거를 치렀으며, 내가 죽기 전까지는 야당이 원하는 새 대통령 선거는 없을 것”이란 강경 입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 후 새로운 헌법에 따른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두는 발언을 했다.

그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고 헌법적 권한을 넘겨주겠다”며 “국민투표 후 새 헌법에 따라 국민이 원한다면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권한을 의회에 나눠주는 개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개헌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대통령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시위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는 “나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운명은 나에게 독단적인 통치와 불의에 대항하는 전선에 서게 했다”며 “나는 국가 지도자로서 행동하고 책임을 떠맡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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